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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안개 =김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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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9회 작성일 22-10-0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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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김현서

 

 

    제비꽃이 내 안에서 잠을 잔다 생동한 소식을 전하러 오는 물소의 발소리도 듣지 못하고 무덤에 붙잡혀 잠을 잔다 나는 제비꽃을 대신하여 너와 논다 흰 개미 떼 널따랗게 펴 바르며 사과나무를 자동차를 아침을 산 채로 씹어 먹는다 함께 놀던 나까지 씹어 먹는다 모난 글자들을 입에 넣고 질겅질겅

 

   얼띤感想文

    제비꽃은 앉은뱅이 꽃의 또 다른 이름이다. 제비꽃은 현실의 사안들 가령, 사과나무와 자동차와 아침에 순간적으로 지나간 사건들을 치환한 오른쪽 세계관이다. 생동한 소식은 아직 캐내지 않은 광맥 같은 시 줄기 그것을 물고 오는 물소의 발소리는 시적 효과를 불러오는 어떤 영감을 은유한다. 흰개미 떼는 백지 위에 널어놓은 아무거나 어쩌면 하루 일기 같은 일상들의 난삽한 글이거나 생각들 그렇게 나까지 몽땅 씹어 먹는 오리무중의 안개 같은 시간을 보낸다.

   22.10.08

    오전에 커피 교육을 했다. 67년생 장 씨였다. 약초꾼이라며 소개한다. 나이로 보아 한 육십 중반이거나 그 이상쯤 되어 보였다. 연배로 보면 나보다 4살 많지만, 겉은 영 영감이었다. 말이 어눌하고 거동이 느긋했다. 뒤에 알고 보니, 몇 년 전 산삼 뿌리 서너 뿌리만 먹어야 하는 일을 한 일곱 뿌리나 먹어 그리됐다고 한다.

    교육을 마치고 장 씨가 거주한 청도 매전리에 다녀왔다. 매전리라고 하면 운문 쪽 가는 길인데 운문은 좌측이면 매전은 우측 길이다. 아주 골짝이었다. 가는 내내 산 좋고 물 좋은 고장, 가을이라 온 천지 감이고 사과고 대추였다. 그렇게 구불구불 들어가 만난 장 씨, 집터가 한 오천 평은 된다. 통나무 집이다. 이 통나무 집을 짓는데 캐나다산 미송으로 지었다고 한다. 안에 들어가 상량을 보니 98년에 지은 집이다. 당시,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통나무 집이라 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리고 집 주위 황토방과 약초방과 둘레 길을 둘러보고 차 한 잔 마셨다. 장 씨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듣게 되었다. 약초로 꽤 많은 돈을 벌었다. 운문이며 밀양이며 봉화며 할 것 없이 땅을 매입하거나 임대받아 농사지은 중요 약초가 십여 종, 그것뿐인가 약초 중개상으로도 꽤 많은 명성과 돈을 번 것으로 보였다.

    지금, 이 집터가 너무 아까워 마지막으로 한번 사업을 펼치고 싶다 한다. 말하자면, 오토캠핑장 같은 것으로, 부동산 쪽에 내놓은 사실도 있나 보다. 내가 머물러 차 한 잔 마실 때 부동산 관련 업자가 뒤늦게 와, 그도 차 한 잔 마셨다. 송이와 산삼과 뭐를 넣었다고 했는데 꽤 우려, 한 잔 내었다. 맛은 별로였다. 내 생각 같으면 아예 부동산을 내다 파는 게 맞을 거 같은데 이 골짝까지 누가 오겠나 하는 마음도 생긴다. 아무리 산 좋고 물 좋은 동네, 아래가 훤히 보이는 이 산비탈 어느 쪽 집터 말이다.

    장 씨 매입한 금액이 45천이라 했는데, 앞의 땅을 개간하고 자동차 야영장 꾸미는데 사업자금 약 5억 정도 예상하나 보다. 이제는 소비자의 소비 행각의 패턴이 그러니까 유행이겠다. 6개월에서 1년 사실, 이것도 길다. 뭔가 큰 쟁점을 만들지 못하면 어려운 것이 사업이라서 특히 요즘 같은 시국은 더욱더 그렇다. 투자가 아니라 소비가 되어 버리는 일이므로 사실 권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장 씨의 마음으로 보아 아무래도 일을 벌일 듯 보였다. 단단한 무슨 각오가 없으면 어려운 일인데 그것도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 말이나 거동으로 보아, 어려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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