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서상영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바다 =서상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4회 작성일 22-10-09 18:33

본문

바다

=서상영

 

 

    여인과 노인은 친척이 아니었다 그들은 항상 바다를 앞에 두고 앉아 있었다 화가 난 표정이었다 서로가 비밀을 알고 있었기에 말은 없었고, 푸른 파도가 목장처럼 펄럭댔다 여인과 노인은 친척이 아니었다 그저 백사장에 버려진 편지처럼 흔들렸다 바다는 비밀이 아니었고 성난 풀들은 하늘까지 뻗쳐 시들어갔다 화사한 노을로,여인의 자궁에서 피가 터졌다 푸른 바다가 달아올랐다 여인은 새빨간 핏덩이를 낳으며 비명을 질렀고 빈 망태를 짊어진 노인은 핏덩이를 훔치고 싶어 여인의 주위를 뛰어다녔다 길길이, 바다를 경작하러 떠난 사내는 소식이 없었고 피 돌고 숨 쉬는 바다가 앞에 있었다 여인과 노인은 친척이 아니었다 노인이 지팡이로 하늘을 찌르자 별이 터졌다 푸른색 잉크로 쓴 이야기처럼 바다가 아팠다

 

   얼띤感想文

    여인과 노인은 친척은 아니지만, 그들에게 하나의 공통점은 항상 바다를 앞에 두고 앉아 있었다는 거다. 화가 난 표정이고 서로가 비밀을 알고 있어 말은 없었다. 목장처럼 푸른 파도만 펄럭댄다. 언어의 고장 온갖 종류의 물고기는 모두 바다가 근원이며 다시 돌아가고픈 바탕임을 보면 여인은 생산자의 한 축으로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더욱 수평에 가까운 존재며 바다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그들은 백사장에 버려진 편지처럼 흔들렸다. 백사장은 마치 우리가 익히 다 사용할 수 없는 언어를 상징하듯 바다와 가깝고 그들의 마음을 마치 편지처럼 움직이게 한다. 어쩌면, 이런 감상문 또한 백사장처럼 흩날리는 익명으로 보내는 편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흔들렸다.

    바다는 비밀이 아니었고 성난 풀들은 하늘까지 뻗쳐 시들어갔다. 근원은 주류거나 지류거나 알 수 없는 사실이다. 마치 하나의 씨앗처럼 한 세계를 품은 구체 덩어리이므로 비밀도 아니거나 비밀도 없는 존재다. 바다가 그렇다는 얘기다. 성난 풀들은 초식으로 살아 움직이는 사색들로 바다에 근접하는 일종의 운동이겠다. 하늘은 머리를 치환한 것으로 보이고 화사한 노을은 지울 수 없는 추억이나 기억 같은 것을 은유한 것이겠다.

    여인의 자궁에서 피가 터졌다. 한 생명의 탄생은 푸른 바다의 대변이자 시적 인식의 결과물이겠다. 어쩌면 노인이 바라는 상이며 죽음으로 이행하는 과정과 새 생명의 산출로 잇는 어떤 희망을 대신에 하기도 한다.

    이 시를 읽고 있는 과정도 어쩌면 바다를 경작하기 위한 저 여인(, 如字)의 잉태와 출산의 과정을 세밀하게 분석하는 일이 아닐까! 여인과 노인은 친척은 아니지만, 죽음의 경계를 두고 동시적으로 바라보는 거울처럼 바다를 지향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족속이겠다.

    지팡이는 여인의 시적 잉태와 출산의 과정을 은유한 시어가 아닐까 바다에 이른 또 다른 별의 출산으로 그것은 검은 잉크가 아닌 푸른 잉크였으므로 푸릇푸릇하게 살아 숨 쉬는 시초, 초식이 아닐까! 감상해 본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9건 12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61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10-14
361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 3 10-13
36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 0 10-12
361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0 10-12
361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 0 10-12
361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10-12
361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 0 10-12
361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 0 10-11
361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 0 10-11
361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10-11
36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10-11
36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10-11
360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0 10-11
36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10-10
360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 10-10
360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 0 10-10
360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10-10
36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10-10
360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 10-10
36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10-10
359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10-09
359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10-09
35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10-09
359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 10-09
35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 10-09
열람중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10-09
359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0 10-09
359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 10-09
359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 10-08
359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10-08
3589
꼬리 =신미나 댓글+ 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 0 10-07
358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10-07
358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 10-07
358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 10-07
358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0 10-07
358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10-07
358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10-07
3582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10-07
358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0 10-06
358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10-06
357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10-06
357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0 10-06
35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10-06
357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 0 10-06
357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 10-06
357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 0 10-05
357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1 3 10-05
35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 0 10-04
35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 10-04
357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10-0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