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김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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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4회 작성일 22-10-10 21:18본문
저수지
=김현서
나란히 누운 물
속에 잠기는 마알간 풍경
밀봉된 저수지를 뜯고
깨진 풍경을 스크랩하는 남자
돌 틈 사이로 갓 손질한 붉은 꽃밭
무릎까지 잠기는 핏물을 유심히 바라보는 여자
정오를 지나 껍질을 담아놓은 접시와 타액이 묻은
과도와 보이지 않는 눈과 사방에는
복제된 그림
식탁을 지나
너무 많은 것이 보인다
욕조를 지나 음모로 뒤덮인 습지
나방처럼 복도를 지나 두려움에 떠는 웃음소리
손에 들고
우산꽃이를 지나 지하방을 지나 계단을 지나
목까지 차오르는 핏물을
무심히 바라보는 여자
얼띤感想文
나란히 누운 물, 그러니까 서로 다른 어떤 세계관을 말한다. 이쪽과 저쪽의 상황은 서로 누운 게 된다. 속에 잠기는 마알간 풍경 그러니까 한쪽은 한쪽을 테스트한다. 밀봉된 저수지를 뜯고 깨진 풍경을 스크랩하는 남자다. 저수지는 물이 모이는 곳으로 물의 고장, 본보기 혹은 물의 집을 상징한다. 남자는 뒤에 나오는 여자와 극을 이룬다.
돌 틈 사이로 갓 손질한 붉은 꽃밭에서 무릎까지 잠기는 핏물을 유심히 바라보는 여자가 있다. 붉은 꽃밭이 핏물로 전이하는 상황을 볼 수 있다. 붉은 꽃밭이 자연적이라면 핏물은 인공적임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변질이거나 시적 소재를 두고 그 이전의 상황을 묘사한다.
정오를 지나 껍질을 담아놓은 접시와 타액이 묻은 과도와 보이지 않는 눈과 사방에는 복제된 그림 식탁을 지나 너무 많은 것이 보인다. 정오正誤는 바르고 그릇된 어떤 상으로 이미 핏물의 상황이라서 여자로서는 지켜보는 일이다. 접시라는 시어, 접거나 겹치는 그 ‘접’과 시, 시와 이질적인 느낌을 불러온다. 타액은 침이지만 이마를 때리는 것으로 칠 打와 이마 額으로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과도는 물론 과일 깎는 칼이지만 정도가 지나친 어떤 행위, 복제된 그림은 역시 도시, 식탁을 지난 것에 식탁이라는 먹는 것을 받히는 보조적 기구라는 것과 어떤 시적 견고함을 상징하며 읽는다.
욕조를 지나 음모로 뒤덮인 습지, 욕조는 마음을 씻는 용기나 그릇으로 보고 음모는 음모며 음모겠지만, 가늘고 긴 혹은 짧은 털 시를 제유했으며 습지는 아직 저수지에 이르지 못한 가장자리다.
나방처럼, 나의 방 그러니까 본보기다. 복도는 통로 혹은 엎드려 기도하는 그 복도伏禱, 우산꽂이 역시 오른쪽 세계 그것 지나 지하 방 어두운 공간의 완성으로 나아가는 길이겠지만 계단 지나 목까지 차오르는 핏물의 역할로 보이며 무심히 바라보는 여자如字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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