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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실패 / 최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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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5회 작성일 22-10-14 08:49

본문

나의 실패 / 최현우

날개 달린 것들

 

 

여름과 매미

평범한 짝꿍

이제 짐짓 아는 체하는 일에 지쳤어

여름이고 다 자라버려서 매미가 울고 있을 뿐인데

거기서 비의와 교의를 찾는 일 따위

 

매미가 우는 일에

매미처럼 울지도 못할 거면서

 

통곡은 몸에서 멀고

 

늦은 오후, 흑색 도시는 매연으로 부풀어

사람의 마음에 기관지를 달고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게 있다는 걸

틀어막아야 할 검은 입가가 있다는 걸 알게 한다

 

어디를 가려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은

대충 눈을 감고 팔짱을 낀다

길인지 굴인지 모를 갱도의 각도로

자신을 접는 방식으로

지하철과 버스에 앉아 퇴근을 하고

 

너는 높은 곳으로 갔다

 

나약하고 조악한 사람

우리가 조금 더 어렸더라면

손에 쥐여 줄 지폐와 동전을 가지고 다녔을 텐데

잡동사니 하나 없는 호주머니가 미래적인 것이라면

더 먼 미래에 갑자기 떠나가는 사람에게

황급히 무엇을 꺼내야 하나

 

주머니 대신 주머니가 되는

그런 게 미래의 아름다움이라면

아아, 이제 그만할래

 

골목에서 비스듬히 돌담에 기대

네게 하고 싶은 말, 문자메시지를 적고 있는데

하필이면 발밑으로 매미가 죽어 있다

 

새카맣게

 

날개를 접으면

양문으로 닫힌 관이 된다는 걸

 

여름의 모든 바닥,

네가 높이 갔으므로

이 말은 너에게 하지 않기로 한다

 

 

얼기설기 엮기 

마침 여름이 다 갔네 계절을 따라 가버린 모든 것들에 대한 내 슬픈 마음의 기도가 가 닿기를. 날개가 없는 나는 무엇으로 나의 관 짝을 덮을까? 어쩌면 어느 곳에선가 죽어 썩어 있을지도 모를 몸을 기울여 여름의 모든 바닥을 쓸어내고 또 다른 계절을 우러러 받들며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저 살아 있음이 고마워서 감사해서 기특해서...... 이 말은 너에게만 하기로 한다. 도저히 씹어 먹을 수 없도록 삶은 퍽퍽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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