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김미령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현장 =김미령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0회 작성일 22-10-14 20:56

본문

현장

=김미령

 

 

    몇 개의 골목을 지나 소리가 들리는 그곳으로 군중에 떠밀려 간다. 길을 잃을까 서로 손잡고 아이를 목말 태운 채 물결에 휩쓸리듯 바다 쪽으로 이제 거의 다 온 것 같아, 화약 냄새가 진동을 해. 서로 보고 웃으면서 모두 알고 있는 것이 저 골목 끝에 진짜 있다는 듯이 이미 한참 전에 시작됐지만 하이라이트는 아직 멀었고 우리가 가고 있는 동안에는 그것이 계속 지연될 거라는 믿음 무리에 뒤섞여 흘러가다 다른 연인의 팔짱을 끼고 다른 부모의 손에 이끌려 낯선 해안의 풍경 속으로 무한 복제되는 까만 뒤통수들을 따라가면서도 이유 없이 그냥 즐거워서 도착하기도 전에 모두 끝이 나도 얼룩덜룩해진 낯빛이 줄줄 흘러내리고 확장된 동공이 텅 비고 입속에 화약 냄새를 풍기면서도 그런데 왜 아직 바다가 보이지 않을까. 고개를 갸웃거리며 진동과 폭음에 떨리는 창 옆으로 웃고 떠들며 지나가는데 어둑한 길 안에 묶여 있는 개가 계속 쳐다본다. 밀려가는 사람들을 향해 짖지도 않고

 

   얼띤感想文

    밤늦게 예전 직원이었던 성찬이가 전화했다. 모르는 전화라 받지 않으려다가, 여보세요? 저 성찬이에요. 아 성찬이 어쩐 일이고? 지나가다 사장님 차도 보이고 해서 전화했어요, 혹시 계시면 인사차 들릴까 해서요. 요즘 나, 딴 일 한다. 성찬이는 예전 함께 일하면서 커피는 그냥 배우게 되었고 닭고기 다루는 기술까지도 거저 배워나갔다. 그러니까 창업 멤버였는데 한 달 일하고 나간 아이였다. 목소리 들으니, 왠지 기운이 없는 듯 보였다. 이 경기에 젊은이들의 고통은 기성세대보다 더하겠다는 생각이 퍼뜩 지나간다.

    실업에 대한 고통과 경기 난조에 따른 자영업자의 붕괴는 IMF 때보다 더 심한 고통으로 닿는다. 빈부격차는 더욱 벌어지겠고 소통이 없는 벽은 더욱 높아만 간다.

    어제 울산에 있을 때였다. 모든 일 마치고 저녁 먹기 위해 거기서 가까운 곳 주꾸미 볶음 잘하는 집 찾아 들렸는데 손님이라고는 딱 한 팀뿐이었다. 7시 넘었는데 도로는 한산하고 거리도 한산했다. 대도시인데 이렇게 한산한가! 물론 밤늦게 잘 나와보지 않아 그렇다고 하여도 말이다. 함께 간, 선생도 경산도 마찬가지라며 한 술 비웠다. 하기야 카페도 그러한데, 예전은 밤 11시까지는 기본 열어두고 영업한 곳이 카페였다. 오후 7시만 넘으면 조용하기 짝이 없는 카페,

    연준의 물가안정에 대한 고금리 정책이라는 탄알을 격발한 뒤, 그 후폭풍의 화약 냄새만 맡아도 무너진 우리의 경제, 환율은 역대 최대의 오름을 보았고 주가는 바닥이 어딘지도 모르는, 떨어지는 칼날에 서민경제만 죽어 나갔다. 그 현장을 지금 똑똑히 보고 있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5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62 1 07-07
491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 06-25
49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 06-25
491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 06-22
491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 06-18
491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0 06-15
490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0 06-12
490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6-08
49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6-08
490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6-05
490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 06-05
49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06-05
490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6-01
49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6-01
490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 05-31
490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0 05-30
489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5-29
48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05-25
489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5-24
489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5-22
48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5-21
489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05-20
489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5-19
489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5-18
489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 05-18
48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 05-18
488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5-16
488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05-15
48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5-13
48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1 05-10
488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5-09
48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05-09
48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5-06
48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 0 05-05
488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5-03
488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1 05-02
487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5-02
487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4-30
487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04-30
48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 04-30
487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04-29
487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04-27
48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4-27
487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4-24
48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4-24
48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0 04-20
486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04-18
486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04-18
48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4-18
48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 0 04-1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