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색하는 사람 =안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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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4회 작성일 22-10-15 14:59본문
모색하는 사람
=안태운
너는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그녀가 무어라 말한다. 언제부턴가 그녀가 말하고 있다.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거울을 본다. 거울이 깨져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건 보이지 않는다. 면접이 있는 날이다. 너는 입는다. 입고 있었다. 그녀는 너의 어떤 면이 좋다고 했다. 그녀는 네게 묽고 뾰족하다고 했다. 그녀는 네게 감정을 모른다고 했다. 네게 정직하다고. 잠기지 않는다고. 네가 의혹 속에 있다고. 그녀는 네게 했다. 했다. 하고 있었다. 거울을 그만 본다. 너는 입고 있는 너를 추스른다. 웃어 본다. 그러고 보니 웃음이 나오고 있다. 웃을 수 있다. 창밖으로 공사하는 소리가 들리고 그러나 아무도 없을 것처럼 느껴진다. 집을 나선다. 나오고 있다. 너는 나오고 있었다. 그곳으로 사람들을 만나러 가야 합니다. 가고 있다. 사람들은 도착해 있었다. 항상 도착해 있다. 자기소개를 해 보시겠습니까. 너는 앉아 있다. 너는 불안을 소개하고 있다. 머뭇거린다. 너는 불편을 소개하고 있다. 웃는다. 너는 너의 어떤 면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그녀는 너의 어떤 면이 좋다고 했다. 그녀는 좋다고 했다. 네게 했다. 너는 말을 한다. 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웃어 보인다. 거울은 깨져 가고 있습니다. 너는 깨져 가는 것들을 보지 않는다.
얼띤感想文
너는 밖으로 나왔다 아니, 밖으로 나오려고 한다 그간 산으로 오르고 강으로 흘러갔다 산 같은 약초를 캐며 강처럼 흐른 모색을 더듬고 있었다 그건 수면처럼 아주 잘 보이며 너울처럼 번져가는 얼굴에 깨진 젊음을 잠시 그려냈다 아니 그리고 있었다 남자는 그런 얼굴을 올려다보고 있었고 듬성듬성 나 있는 턱수염에 호흡을 맞춰가고 있었다 턱수염은 신기를 뿜으며 황기와 더불어 짜낸 실내를 담고 있었다 그러나 그건 내장에 머문 열기뿐임을 몸은 비틀거리고 있었다 산에서 찌든 겉옷은 더욱 냄새를 풍겼고 항암에 눌린 머리카락은 하나도 없었다 그러면서도 웃음은 잃지 않았다 하얀 이 드러내며 어느 절간의 주지와 나눈 얘기로 밭을 매고 있었다 항상 그랬다 그리고 구름처럼 흐른 자루와 자루 속 또 다른 황기와 산삼에 위안을 품었던 세월, 앉아 캐고 있었다 천천히 걷는다 아주 천천히 걸어서 거름망을 가져와 걸러보는 주지와 약초의 뿌리와 묻은 흙을 거기서 빼낸 검은 물 한 잔을 들고 마셔보는 신세계를 그린다 아니 그려보았다 그러나 그건 즉각 너를 위한 모든 부드러움의 시작임을 잔은 놓고 있었다 죽음의 수평을 들이키며 입까지 마셨다 순간, 속으로 타고 흐르는 검은 액체의 눈은 사지에 힘을 불어넣고 있었다 눈은 뜨이고 수전증은 잠시 죽어 있었다 남자는 마신 그 유기에 대해서는 절대 말하지 않으려 했지만, 어느새 말하고 있었다 이미 시장은 파리, 파리 떼처럼 움직이는 죽음의 수건돌리기에 한 차례 지나간 눈을 보이며 검은 액체를 따르고 있었다 22.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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