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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역을 이탈한 –하루 =김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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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0회 작성일 22-10-16 18:32

본문

음역을 이탈한 하루

=김현서

 

 

하루는 즉석요리

하루는 사용 설명서가 따로 있는

하루는 낙지발 같은 안개

 

하루는 내 몸속에 암매장된 양파

말끝마다 내게 침을 퉤 뱉는 입

 

하루는 내 발목을 놓아주지 않는

하루는 노을이 깔린 잔잔한 파도

하루는 멀고먼 불길 속의 북극성

너무 늦게 나를 깨워주는 야윈 손

 

하루는 옮겨 심어야 할 모종

불길한 연기

하루는 내 실명한 웃음이 끓고 있는 냄비

쭉 저녁 무렵처럼

나와 한패

 

   얼띤感想文

    하루가 무서운 시대에 산다. 눈뜨면 아직 살아 있는 거야, 눈은 또 왜 이리 일찍 뜨이는 거야, 중얼거린다. 초라한 이층집, 계단을 밟고 내려온다. 새벽 6시쯤 거리를 거닐면, 외국인만 보인다. 경기는 좋지 않아도 외국인은 일자리가 많은가 보다. 카페에도 외국인으로 붐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생각한다. 아직 외국인이 즐길만한 카페가 아닌가 보다, 노인 몇몇만 오가는 우리 카페. 오늘도 몇 명이나 오실까 중얼거린다. 하루는 사무실에 가, 가볍게 운동하며 가볍게 오늘 일정을 생각하며 명상하며 그렇게 꼼지락거린 시간도 잠시, 샤워한다.

    다시 또 문을 나선다. 잠근다. 카페에 가 청소하며 땀 흘린다. 하루는 사용 설명서가 따로 없다. 늘 어제와 같은 하루이기에 금시 바닥을 쓸고 닦고 테이블도 닦는다. 커피 한 잔 내린다. 오늘은 어제와 다른 아이스커피 드립 한 잔 내려 마셨다. 신문을 본다. 대놓고 쏘아댄 북한발 미사일 소식과 코로나 후 응급실 사망률 33% 급증, 18시간 미만 근로자 250만 명 40년 만에 최다, 그리고 지난 정부 때 이야기 납북이 아닌 월북에 관한 내용이 보이고 월북하고 싶지는 않지만, 월북이면 좀 나을까 생각게 하는 하루의 시작이다.

    하루는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아내가 오고, 하루는 어머니 보러 간다. 어머니는 하루만 기다린다. 오늘은 조금 움직였나 보다. 마당 뒤쪽 텃밭을 매고 앉아 계셨다. 된장도 끓여놓고 나물도 무치니 상황은 어제보다 좀 나아 보였다. 다행이다. 어머니랑 점심 먹고 설거지한다. 이것저것 이야기 나누다 전국노래자랑 사회자 바뀌었다며 전에 그놈이 좋은데 하며 한소리 하신다. 감도 깎아놓고 사과도 깎아놓고 이곳저곳 청소하며 온 하루, 다시 카페에 간다.

    카페는 대낮인데도 깜깜 어둡기만 하다. 100평이나 되는 가게에 아무도 없다. 조금 전 신춘 당선자였던 전 씨 다녀간 이후 아무도 오지 않는 썰렁한 기운은 온몸 떨게 한다. 부들부들 떨려서 말이 안 나오는 하루다. 죽어도 하기 싫은 보험업무는 점점 주업으로 확신의 못을 박아 놓는 하루 목줄에 꿴 하루는 그렇게 저녁으로 간다. 하루는 운동하며 하루를 읽고 하루를 마감한다. 내일이 오지 않는 하루, 아니 내일이 없었으면 하는 하루 그러나, 분명히 내일은 올 것이다. 출근하는 하루가 저 멀리 가는 더욱 멀리 가 버리는 하루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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