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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이 똥칠하고서 =김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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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2회 작성일 22-10-16 21:12

본문

실존이 똥칠하고서

=김 현

 

 

    삼각지에 앉아서 하늘의 새들을 보았어요 왜 이리 슬플까 관념적인 구도 속에서 새들의 최후는 추락일까요 날아오르지 못하는 걸까요 어깨동무한 흑인들이 한국 정부는 난민을 인정하라 티셔츠를 입고 중화요릿집으로 들어가고요 짜장과 짬뽕은 참 역사적이지요 형, 형이랑 집회 대오에서 빠져 단둘이 대한문 앞에 남겨 졌을 때 생각나요 형, 저는 물고기예요 나는 물고기 차별에 반대하지만 이해할 수는 없다 야 이 씹새끼 계급주의자야 형과 탕수욕 소짜를 나눠먹으며 대취했지요 졸업과 함께 형은 저와 자지 않았습니다 형은 지금도 회고하겠지요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자식은 둘 사십오 평 아파트와 포르쉐 묶인 돈이 칠억 팔천 형이 동남아 가서 마사지 받은 얘기는 들었습니다 슬퍼하지 마세요 하얀 첫눈이 온다구요 입술을 뻐끔거리며 기다렸어요 형이 나타나길요 형이 저라면 형은 형의 배를 땄을까요 가령, 실존적으로 말해 형이 자주 했던 말입니다 형, 형이 싼 똥으로 온몸에 똥칠하며 뒹굴던 시절도 있었죠 저는 형의 냄새가 좋았습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핥았겠죠 어제 형의 부고를 받고 부모에게 전하였습니다 무덤에서는 평강하온지 형은 저를 기사에서 보았다고 했지만 그 기사는 저도 보지 못해 아직도 그렇게 사느냐는 말에, 이해할 수 없지요? 형은 그 나이를 먹어도 아직 똥칠이 그립던가요 원한다면 해드릴 수 있지만 저도 낼모레면 마흔넷입니다 왜 이리 기쁠까 고개를 내리니 형도 저도 참 젊네요 오향장육에 배갈 한 병 잘 지냈냐 잘 지내셨지요 대단하다 대단하세요 시간이 참 빠르다 시간이 참 빠르지요 가자 가요 이승의 호프에서 미끄러지는 형을 끌고 나오는데 대리, 가자, 대리, 가자 형이 돈을 쥐여줬지요 무슨 뜻이었을까요 자본주의는 여명은 효과가 있던가요 새 빤스는 침대맡에 두었습니다 이제 내가 싼 똥은 내가 치우는 것으로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윗물 아랫물이 어디 있습니까 저는 형이 차별받지 않길 바라지만 이해하지는 않습니다 형, 돌아가는 삼각지에 앉아서 하늘의 새를 보세요 가령, 실존적으로 말해

 

   얼띤感想文

    실존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 그런 존재를 말하는 것이외다. 거기에 똥칠하며 보는 현실에 대한 부정, 자본주의에 대한 혐오 아니겠소. 삼각지는 삶과 죽음에서 수평을 걷는 이 시대 젊은이의 초상이오. 실존의 해안에 앉아 하늘 바라보는 시인이외다. 저기 저 하늘 속 나는 새를 보며 생각하오. 저들은 잘도 나는데 우리는 바닥만 기는 것일까! 원래 새는 하늘 날도록 설계되었지만, 하늘을 날지 못하는 새도 있음을 은연중에 시는 말하는 것 아니겠소. 그것은 마치 계급적이며 자본주의적인 시대상을 대변하는 것으로 말이오. 마치, 흑인들이 한국 정부를 향해 난민을 인정하라는 뜻으로 화교들이 이 땅에 눌러앉아 짜장과 짬뽕의 역사를 만들어 냈듯이 말이오. 형은 그나마, 대학 졸업하고 취업하고 자식 둘 낳았고 사십오 평 아파트에 포르쉐까지 갖췄소. 거기다가 동남아 여행까지 다녀온 경험도 있는 현시대의 어쩌면 잘나가는 한때 상을 말하고 있소. 그러나, 그 아래 종사한 이 시대의 또 다른 상은 형이 싼 똥으로 온몸 똥칠하며 이 무거운 계급을 받들며 지내야 했던 삶이었소. 그것도 잠시, 형은 이제 죽었소. 부모님께 부고를 알렸고 저승에서 바라보는 형은 수직이 아닌 수평에 이르지만 나 또한 형만큼 나이를 먹고 쓸쓸히 이 시대의 삶을 이겨내고 있소. 너무나 힘든 삶의 오향장육에 배갈 한 병 들이켰소. 자소이외다. 잘 지냈냐, 잘 지내셨지요 대단하다 대단하세요 시간이 참 빠르다 시간이 참 빠르지요 죽은 자와 대화지만, 독백이며 형을 그린 것이오. 아니 차라리 죽지 못해 마신 알코올 농도 60도 거기서 피어나는 삶의 희망 농도 50도 훨씬 넘긴 이 시점에서 다시 또 정신 차려 보오. 자본주의 여명 웃고 싶을 뿐이오. 윗물 아랫물 어디 있겠소, 막가자는 말이겠지. 차별이고 뭐고 없소. 내일을 후비며 파고 갈 기세요. 형 잘 보소. 저기 저 돌아가는 삼각지 하늘 나는 새 말이외다. 가령 실존적으로 말해서 똥칠이든 먹칠이든 살면서 보오, 쓰고 보자는 말이오. 그러니까 우선 살고 보자는 말이겠지. 해석은 또 다른 아우께서 뭔 똥칠을 덮어쓰든 핥든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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