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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그 집 앞 =이윤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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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5회 작성일 22-10-17 18:06

본문

그 집 앞

=이윤설

 

 

    그의 무덤은 털모자처럼 따뜻해 보여요 그는 옆으로 누워 책을 뒤적이겠죠 남모르는 창이 있어 그리로 내다보기도 하겠죠 가을 오는 숲이 다람쥐처럼 뛰어다니는 걸 턱 괴고 바라보겠죠 냄비에 밥도 지어먹고 빨래도 하고 둥근 천장에 닿지 않도록 고개 숙이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담배도 피울 겁니다 하나도 변함이 없다고 편지도 쓸 겁니다 남모르는 창에도 어둠이 내리고 그는 창가에 앉아 생각하겠죠 이렇게 변함이 없는 걸 왜 항상 두려워했을까 털모자처럼 귀를 가리는 혼자만의 방을 갖는 것인 걸 왜 그렇게 두려워 울었을까 양치질을 하며 발을 닦고 잠자리에 누울 겁니다 잠자리에 누워 코도 골겠죠 그의 습관이니까요 꿈도 꿀까요 죽는 꿈을 꾸며 가위눌리기도 할까요 그건 물어봐야겠군요 그의 무덤에 등을 대고 누우면 언젠가 그의 집 앞에 앉아 기다리던 때 같아요 만나지 못하고 그냥 돌아온 그날처럼 내가 온 줄 까맣게 모르고 그는 지금 저 안에서 세상모르게 낮잠 자고 있는지도 모르죠

 

   얼띤感想文

    그의 무덤을 보고 있다. 털모자처럼 따뜻한 시를 남겼다. 그가 바라본 나는 남모르는 창이겠다. 가을처럼 오는 숲이 다람쥐처럼 물고 오는 정신을 바라보고 있다. 이 순간만은 살아서 허공을 딛는다. 냄비에 밥도 지어 먹듯이 빨래처럼 마음도 씻어보고 천장에 닿을 듯 말 듯, 보이지 않는 미로가 보이는 미로처럼 다녀간다. 그러나 나는 담배는 피우지 않는다. 술은 좀 마셔도 그러나 편지는 하지 못하지만, 이렇게 글은 쓰면서 네 마음을 들여다보며 내 마음을 올려다보는 하루, 남모르는 창이다. 그것은 바닥처럼 낮은 곳에서 더욱 낮게 위치한 자리에서 이미 지나간 바람을 다시 어루만져보는 것이다. 시간이 아까워 내게 남은 시간이 아까워 무언가를 남겨놓기 위함이 아니라 내 마지막 시간에 찰나를 위한 한 줄의 글귀라도 있으면 포근한 눈을 감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습관처럼 꿈처럼 양치질하듯 발을 닦아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길이임에도 불구하고 하루가 눈을 뜨고 뱀눈처럼 마음은 넓어 아주 큰 일도 작아서 낮잠처럼 돌아오곤 하는 나에게 늘 기다리는 희망처럼 닿는다. 하루가 즐겁고 내가 잠을 잘 수 있는 집이 있어 내일은 또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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