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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차가운 잠 =이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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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6회 작성일 22-10-18 15:27

본문

차가운 잠

=이근화

 

 

    꿈속에서 세차게 따귀를 얻어맞았다 새벽이 통째로 흔들렸고 흔들린 새벽의 공기를 되돌려놓기 위해 전화벨이 울렸다 나의 눈은 동그란 벽시계에 나의 눈은 병상의 엄마에게 긴 복도를 따라 걷지만 복도와 두 눈을 맞출 수는 없다 일주일 사이 꽃이 졌다 여기저기 팡팡 사진이 터지고 맘껏 담배 연기를 품었는데 나는 왜 빠져나가지 않나 고장 난 시계를 어떻게 할까 혈관을 따라 울리는 피의 음악을 또 어떻게 할까 오래전에 떨어진 머리카락이나 살비듬 같은 것을 내가 옷처럼 편안하게 입고 있는데 겨울 속에는 키 큰 사람과 키 작은 사람이 있고 할머니도 아줌마도 아이도 아닌 엄마가 희미하게 손을 뻗는다 이백 년 후 차가운 잠에서 깨어나 다시 만난다면 우리는 다정한 연인이 되어 작은 테이블에 마주 앉아 케이크를 푹푹 떠먹을까 환멸과 동정의 젖꼭지를 몰고 거침없이 이 세계를 생산할 수 있다면 차가운 잠에서 깨어나

 

   얼띤感想文

    새벽이 통째로 흔들렸다. 내가 가진 일상에서 어떤 틀이 바뀌었다. 습관적으로 일어나고 습관적으로 출근한 그 사실에서, 무언가 뒤바뀌었다는 말은 어떤 변화에 대한 대응이겠다. 마치 꿈속에서 세차게 따귀를 얻어맞은 거처럼, 그렇게 전화벨이 울리고 모든 물고기의 목이 떨어질 거 같은 진동은 오고, 나의 보금자리에서 마주한 눈은 벽을 향한 새로운 모험의 시작을 알리는 거겠다. 긴 복도를 거닐 듯 그러나 복도와 두 눈을 맞출 수는 없었다. 뒤의 복도는 엎드려 기도하는 자로 보면 되겠다. 일주일 지나서야 꽃이 졌고 팡팡 섬광이 터지듯 인식은 오고 담배 연기처럼 좁은 마음을 가진 듯했으나 온전히 장악할 수는 없었다. 결국, 고장 난 시계처럼 멈춰 선 일상과 저기 저 꿰뚫어 보는 열기는 어떻게 마감해야 좋을지? 너는 편안한 옷차림으로 마냥 서 있는데 말이다. 겨울은 모두가 희미하다, 어떤 개념도 없이 너와 나 밟은 이 거리를 깨치고 나면 우린 다시 연인이 될 수 있을까, 테이블에 케이크를 놓고 함께 떠먹을 수 있는 날, 함께 포개는 그 날까지 따뜻한 마음으로 이 세상을 바라본다면 우린 희망을 품고 내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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