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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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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푸른 밤 =나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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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3회 작성일 22-10-19 22:28

본문

푸른 밤

=나희덕

 

 

네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에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얼띤感想文

    아무런 불평 없이 고액의 보험을 참 오랫동안 넣는 분이 있다. 참 열심히 사시는 분이었다. 지인을 통해 알았다. 보험 이렇게 많이 들어가는 데 선물 하나 없느냐며, 가슴이 뜨끔했다. 소개비 나가고 판촉비 나가고 남는 건 없어도 고객은 고객이었다. 며칠 전, 기존 고객을 위해 판촉물과 선물용으로 여러 물건을 갖추기 시작했다. 비용이 만만치 않았지만, 이 일을 하려면 기본 갖춰야 할 것들이다. 오늘 밤늦게 그 고객을 찾아뵈었다. 저녁 9시 퇴근, 오늘은 야근근무까지 하고 부랴부랴 집에 들어가는 길, 구태여 불러 인사했다. 고급 스텐냄비 3종 세트와 판촉물 하나 챙겨드렸다. 선물을 드리고 보험 주위 소개 좀 해달라는 부탁도 했다. 요즘 누가 보험 하려고 하겠어요, 있는 것도 정리하려고 할 텐데. 맞는 말이다. 경기가 어렵다 보니, 회사도 얼마 전에 구조 조정했다고 한다. 10여 명을 추려냈다며 이 중에서 살아남았다는 고객, 그래도 이것저것 관리차 다녀와 마음은 후련했다.

    어떻게 해서 아는 분이다. 팔이 부어 병원 갔더니,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근데, 보험 들었다고 하지만, 실손은 없다. 어찌 실손을 안 들어놓았을까! 병원 진찰받고 사진 찍고 주사 한 대 맞거나 링거 하나 꽂아도 50만 원은 예삿일일 텐데, 물론 한 번 다녀오는 일이야 그러느니 하겠지만, 여러 번 왕래하면 부담은 클 것이다. 어머니 모시고 병원 다니는 일이 다반사다 보니 병원비 만만치 않다는 건 그때야 느낀다. 평소, 보험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모른다. 일은 당하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아니까, 참 안됐다.

    죽음이 서서히 다가온다는 느낌은 내 몸에서 느끼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물론 아침에 일어나 계단을 딛거나 무거운 것을 들거나 밀거나 할 때 간혹 힘에 부치거나 하는 건 느낄 수 있으나 그것이 죽음과 연관이 있을 거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주위 사람이 한 사람씩 떠날 때 아! 나도 그 시기에 왔구나 하며 느끼는 것이겠다. 30대에서 40대가 다르고 40대에서 50대가 다르다. 물론 60대와 70대도 인생을 대하는 그 느낌은 남다르겠다. 살아서 움직이는 날 보다 죽어서 지켜보는 세월은 그야말로 아득하다.

    운동 다녀오고 글 몇 자 보고, 잠 잘 자면 그야말로 하루 행복이다. 아침 개운한 공기 마시며 일이야 있든 없든 이제는 놀이 삼아 다니는 보험이라 생각하자. 내일은 또 어머니 찾아보고 그 시원한 알탕이나 끓여야겠다. 한술 뜨며 어머니 얼굴 보며 웃고 있다가 그렇게 누빈 삶의 한 자락 깨끗이 설거지하며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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