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 이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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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6회 작성일 22-10-28 09:24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 김포신문 221028)
종이비행기/ 이진환
꿈
반을 접었다 편다
양 모서리를 당겨 맞춘 세모꼴 등허리에
날개가 생겼다
날아서 세상을 한 바퀴 돌고 싶던 꿈이 손에 잡혔다
가볍게,
힘껏 날리는
더 높이, 더 멀리
온몸이 저리는 용을 쓰지만 착지는
아파트 발등이다
먼 데 산을 끌어다 큰 숨으로
한 번 더,
날개를 조곤조곤 눌러 만진다
*2022 시집 (오래된 울음 95쪽)
(시 감상)
꿈은 꿈에서 멈추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 꿈의 본질이 어떻든, 크기가 어떻든 꿈을 꾼 대로 되는 것이 인생이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기에 미련이 남은 꿈을 위해 오늘도 종이비행기의 날개를 조곤조곤 만지는 것이 사람이다. 늘 아파트 발등에 착지하겠지만 허공을 날 때만큼은 꿈이 살아있다는 것에 대리만족하기에 하늘 멀리 종이비행기를 날린다. 종이비행기 자체가 비행기가 아닌, 종이라는 것을 가끔 잊고 산다. 그래서 사람이다. 오늘은 한 열대쯤 편대비행을 시켜볼 생각이다. 내 꿈들이 창공을 무리 지어 날아간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글/ 김부회 시인, 문학평론가)
(프로필)
경북 포항, 국민일보 신춘신앙시 대상, 산림문화작품상, 시집 (오래된 울음-2022)
이진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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