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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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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초원의 집 =김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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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3회 작성일 22-11-02 22:25

본문

초원의 집

=김미령

 

 

    물속에 얼굴을 반쯤 넣고 충혈된 눈을 뜨면 박혔던 가시가 빠지면서 서서히 아래로 내려간다. 깊고 고요한 어둠 속으로 천천히 빛을 잃으며 가라앉는다. 손톱이었다가 잠자리 날개였다가 다시 유리조각으로 바뀌며 빙글빙글 도는, 마지막 순간에 회전을 멈추지 않는 무용수의 흰 발처럼, 물 아래 초록 지붕이 보이고 그것은 어쩐지 낯설지 않은 풍경 양 한 마리가 놀고 있는 초원의 집 울타리의 장미들은 모두 창 안쪽을 향하고 흰 커튼으로 반쯤 가려진 실내엔 아무도 앉지 않는 흔들의자가, 밝은 부엌엔 정돈된 식기가 있고 가축을 죽여 켜켜이 쌓아 둔 냉동실엔 없는 머리를 모로 뉜 소 돼지 닭들, 그리고 궁전 장식의 방엔 놀고 있는 두 아이가 있다. 동생의 목을 조르면 이상하게 웃지 않는다. 아이스크림을 파먹던 숟가락이 휘어져 있고 벽장엔 크고 작은 트렁크 액자 속엔 수많은 액자 그림이 숨바꼭질을 한다. 왼쪽 눈은 오른쪽 눈의 무늬를 끝까지 보지 못하고 평생 서로를 모르는 쌍둥이처럼 살아가지. 가시가 사라진 홍채에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지도를 새기고서

 

   얼띤感想文

    너의 물속은 충혈된 눈으로 금이 가고 있었다 닫은 귀에서 가시가 흐르고 아래로 내려간 입은 어둠으로 젖어 있었다 너의 머리는 물속 반쯤 잠긴 손톱을 그렸고 잠자리 날개였다가 유리 조각이었다가 빙글빙글 도는 마지막으로 향하는 회전을 멈추지 않는 해변이었다 깨끗이 치운 글자에 아내가 알 수 없는 공사현장은 다만 냉기만 흘렀다 밤새 무슨 일이 있었던가! 문은 잠겨 있었고 열쇠는 무엇을 뜻하는지 바닥에 던져져 있었다 다녀갔다 흔적을 남기지 않고 간직한 것도 없이 공간을 지우며 풍경을 잠갔을 것이다 골방은 속이 매스꺼워 종일 누워있을 수밖에 없었지만, 위생교육을 받지 않으면 삭제하겠다는 엄포에 두 시로 향했다 계단을 밟고 오르고 안내인의 그칠 줄 모르는 손짓 따라 물고기만 흐르는 둔치에 앉아 있었다 가면만 내 걸었다 나올 땐 낱말을 받았으며 비누와 소독이 모르는 여러 둥지에 오점만 남겼다 여전히 대머리는 마지막 인사였고 그걸 본 것만도 지금까지 몇 년이었을까, 아직 지난밤의 식탁에 시월의 마지막 밤을 치면서 농도를 비웠던 행진이 끝끝내 붙들며 소매를 지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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