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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멀리 =이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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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6회 작성일 22-11-06 14:39

본문

멀리

=이기성

 

 

    멀리 간다는 것. 아침에 눈을 뜨고 커다란 자루를 메고 간다는 것. 하얀 나무들의 나라에서 점심을 먹는다는 것. 점심은 묽은 죽이 좋겠지. 따뜻하고 기분이 좋을 거야. 회색 이끼 냄새와 작은 모닥불 생각을 해보는 것. 하지만 오늘은 춥고 우리는 또 배가 고프구나. 어린 시절에는 긴 털양말을 신고 그러나 오늘은 맨발로. 거기 흰곰처럼 생긴 이상한 동물이 있다는 것. 새하얀 나무 뒤에서 툭 튀어나와 기다란 혀로 말을 걸어온다면, 츱츱츱 낯선 언어가 내 피부에 들러붙겠지. 따뜻하고 기분이 좋을 거야. 꿈속처럼 너는 지하철을 타고, 사람들은 모두 얼굴이 없다는 것. 검은 복도를 걷다가 놀라서 획 고개를 쳐들고 밤에는 혼자 거울을 본다는 것. 그런데 언제부터 눈을 뜨고 있었던 거야? 이렇게 묻지는 않는 것. 멀리, 간다는 것.

 

   얼띤感想文

    앉아 있다는 것. 저녁에 노을을 보며 뒤돌아보는 눈으로 쳐다보는 눈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 어디선가 목탁 소리가 들려오고 눈 없는 고양이가 용변을 보기 위해 민둥산을 거니는 것. 앞집은 도움이 안 돼, 아들 군대 면회 간다며 문 닫았어, 하지만 한때의 사랑에 밑줄을 긋고 떠나간 자리를 긁듯이 덜 여문 상처로 닦았던 접시만 포개 놓는다는 것. 통통한 아들을 보며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냥 우유 한 잔으로 점심을 때워야 했던 사실과 이렇게 맑은 가을 하늘도 보기 드문 장래에 몸을 그냥 날리고 싶은 대로 수심만 깊다는 것. 물에 잠긴 상춧잎처럼 아파트에 머문다는 것. 크크크 창문을 열면 이웃 아파트 담벼락에 핀 장미 장미꽃들 난간을 잡고 흠칫 밀려오지 않는 향을 억지로 맡겠다며 킁킁거리며 있는 저 청승, 회개하며 장기를 기증했다는 어느 사형수의 말처럼 오늘은 생의 첫째 날이고 마지막 날이라는 것. 저 둥근 불덩이가 떨어지고 채찍의 끝에서 한 점 살 점만 움푹 파였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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