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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환생 =이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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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2회 작성일 22-11-15 20:42

본문

슬픈 환생

=이운진

 

 

몽골에서는 기르던 개가 죽으면 꼬리를 자르고 묻어 준단다

다음 생에서는 사람으로 태어나라고,

 

사람으로 태어난 나는 궁금하다

내 꼬리를 잘라 준 주인은 어떤 기도와 함께 나를 묻었을까

가만히 꼬리뼈를 만져 본다

나는 꼬리를 잃고 사람의 무엇을 얻었나

거짓말할 때의 표정 같은 거

개보다 훨씬 길게 슬픔과 싸워야 할 시간 같은 거

개였을 때 나는 이것을 원했을까

사람이 된 나는 궁금하다

지평선 아래로 지는 붉은 태양과

그 자리에 떠오르는 은하수

양 떼를 몰고 초원을 달리던 바람의 속도를 잊고

또 고비사막의 밤을 잊고

그 밤보다 더 외로운 인생을 정말 바랐을까

꼬리가 있던 흔적을 더듬으며

모래언덕에 뒹굴고 있을 나의 꼬리를 생각한다

꼬리를 자른 주인의 슬픈 축복으로

나는 적어도 허무를 얻었으나

내 개의 꼬리는 어떡할까 생각한다

 

   얼띤感想文

    참 재밌는 시다. 기르던 개가 죽으면 꼬리를 자르고 묻어 준단다, 물론 몽골의 어떤 풍습이 있거나 없거나 크게 관계가 없다. 무대만 몽골을 빌렸을 뿐이다. 어쩌면 시를 쓰기 위한 하나의 장치다. 뒤에 언급하는 꼬리뼈라든가 지평선, 은하수, 특히 양 떼와 초원 그리고 고비사막과 모래언덕을 끌어다 쓸 수 있는 하나의 문장이다. 그러니까 개의 특성을 잘 살렸다. 짓는다는 점에서 짖어댄다는 점에서 마치 이 감상도 하나가 짖으며 짓고 있는 길이다. 한마디로 개가 되어버린 셈이다. 그러면 사람은 저기 저 위 누운 글이다. 그러므로 시를 상징한다. 시적 주체다. 그 주체로 보면 궁금하기 짝이 없다. 한 세대에서 한 세대로 왔고 한 세대로 건너가는 처지 그 중간에 서 있기 때문이다. 환생이다. 어쩌면 슬픈 환생이라고 한 것은 글밖에 모르는 시인을 위한 글, 자신을 비유하기도 하고 이 글을 읽는 모든 이의 마음 아니 대변한 것이겠다. 사실 꼬리는 꼬리로서 끝난다. 잠시 위안을 했고 잠시 위안을 건넸으며 위안을 제대로 끌어다 올 수 있는 펌프 같은 것 그것이면 사실 족하다. 이 시의 종장에서도 언급한다. 꼬리를 자른 주인의 슬픈 축복으로 나는 적어도 허무를 얻었다. 참 허무하기 짝이 없다. 한 권의 책을 쓸 때마다 하나의 도자기를 만들 때마다 커피 한 잔을 만들 때도 하나의 상품인 보험을 팔 때보다도 더 못할 때가 있다. 그것은 세속적일 때다. 자꾸 써보고 내보면 안다. 내 개의 꼬리는 어떡할까 생각한다. 그렇다. 모두 마찬가지다. 충실한 시간과 그 속에서 피는 보람과 땀만이 유일한 안락에 가깝다는 것을 슬픈 환생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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