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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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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극야(極夜) =박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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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7회 작성일 22-11-17 20:44

본문

극야(極夜)

=박상수

 

 

    믿어지니?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하루가 지나갔다는 것, 콧잔등에 주름을 만들며 다시 더듬어봐도 믿을 수는 없는 일, 아는 사람을 만나면 돌아가고 누가 나를 부르면 귀부터 빨개지는, 나도 그런 사람이었던 적이 있었단다 이제는 누구도 믿지 않을 말들, 산등성이를 따라 안개랑 오로라가 뒤섞이고 있어 멜로디언 소리가 반음계씩 겹치고, 완전한 밤이 찾아왔어 속 좁은 우리의 말들도 오늘만은 모두 잠들어 버렸구나 크림, 동면, 사과, 12, , 계단, 사라진 길, 떠 오르는 대로 말해봤어 튀김옷을 입혀서 이애들을 한입에 씹어봤어, 끝까지 살아남아 이 밤 속으로 튕겨져나갔어 내일을 볼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없이 오늘 하루가 지나갔구나, 뜨거운 물을 틀어놓고 얼굴을 대면 피가 돌고, 피가 돌면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생각, 그것만 기억하면서 잠을 청하던 날들은 잠깐 버려두기로 했어 내가 그쪽으로 갈게! 배수관을 타고 누군가가 초인종을 누를 것 같아 수돗물을 잠그고 기다려보지만, 똑 똑 똑 아무리 기다려도 아무것도 없는 그런 날들의 저녁도 여기엔 없어 창을 열면 오로지 이 밤, 밤과 속삭이며 비밀스러운 눈빛을 나누며 오늘 하루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는 것, 내 영혼이 조용한 진동으로 흔들리기를, 나라는 집으로 드나들던 모든 나쁜 영혼이 다 떠나버리기를, 그래 이런 날도 있단다 창문 옆 의자에 앉아 밤이 이렇게 계속되는 걸 보고 있어 삼베 테이블보를 떠올려봐 막 사온 카레빵과 병 우유 하나 올려둘게요 텅텅 라디에이터에 따뜻한 김이 차고 있어.

 

   얼띤感想文

    시제 극야는 해가 뜨지 않고 오랫동안 밤만 계속되는 상태를 묘사한다. 밤과 봄은 결코 대조적인 단어는 아니지만, 시적으로 보면 대조적이다. 시에서 보면 아는 사람을 만나면 돌아가고 누가 나를 부르면 귀부터 빨개지는, 시 인식과 부재에 대한 상황을 묘사한다. 나도 그런 사람이었던 적이 있었다. 사실 그 누구나 시 앞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부인할 순 없겠다. 더 나가 산등성이를 따라 안개랑 오로라가 뒤섞이고 있어 멜로디언 소리가 반음계씩 겹친다. 산등성이는 시 객체다. 안개 같은 흐릿한 마음을 보고 있으며 오로라(吾路倮) 같은 솔직 담백한 면도 보일 듯 말 듯 상황만 묘사하다가 결국 밤은 찾아들고 만다. 이 이후 인식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므로 극야가 아닐까! 시적 주체는 크림, 동면, 사과, 12, , 계단, 사라진 길 같은 단어만 떠올린다. 말하자면 크림 같은 색깔 물론 성적인 에로틱한 시어임은 틀림없지만 무엇을 배출한다는 어떤 배설 문화의 밑거름은 역시 하얀색이다. 동면, 겨울이면 동물은 먹이활동을 그만하고 일정 시기 땅속에서 겨울을 보내듯 묻어놓은 안식에 가까운 집과 사과, 달고 맛있는 과일(過日)에서 한 번쯤 떠올려 본 반성의 장, 12월은 겨울로 모든 것이 얼은 상태에서 오는 굳음의 세계를 상징한다면 꿀 honey 시적 객체를 상징하며 계단戒旦 희미하게 밝아오는 새벽을 기대하고픈. 사라진 길에서 그와 같은 일이 없다는 것은 역시 극야의 상태다. 그러다가 튀김옷을 입혀서 이 애들을 한입에 씹어본다. 일종의 자위다. 튀김을 상상해 본다면 거칠고 바싹 구운 상태, 아직은 단조로운 문에 들지는 않지만, 그와 같은 단계를 우리는 매번 거친다. 이 이하, 시는 소통을 원하는 쪽으로 가고 싶은 화자의 상황묘사와 어쩌면 뚜렷한 시 객체가 없는 상황에서 극야의 상태를 즐기는 쪽으로 글을 전개한 것으로 보인다. 막 사 온 카레 빵과 병 우유 하나 올려둘게요. 텅텅 라디에이터에 따뜻한 김이 차고 있어 Try this delicious dip! 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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