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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로이가 로이에게 =이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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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회 작성일 22-11-18 22:20

본문

로이가 로이에게

=이원석

 

 

    당신이 나를 만들었습니다 파이프렌치를 사랑하게 됐을 때 양철 대야에 손을 씻기고 렌즈가 반짝일 때 그건 눈물이라고 당신이 가르쳤지요 그래요 갑시다 늦은 밤 가볍게 맥주 한잔을 하고 근처 영화관에서 달이 나오는 영화를 봅시다 거실은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낡은 물건들로 채웁시다 벽에 선 새로선이 보기 싫으니 바래지 않는 흰 종이를 가로로 바릅시다 로이가 로이를 만들었을 때 떠올린 것은 가장 일치하는 로이로 하나가 되는 것 같은 규격의 나사를 씁니다 같은 크기의 기판에 같은 마음을 꽂습니다 잘못 이어진 전선은 그대로 둡니다 잘못은 그대로 전해집니다 같이 틀리고 같이 잘못하여 같은 곳에 도착합시다 로이는 서로의 다른 점이 맞물려 하나의 온전한 외곽을 이루는 그런 사랑을 원하였으나 이가 맞물리지 못하면 서로를 물게 된다는 것을 어렵게 깨달은 후에 로이를 만들었다 가장 일치하는 부속들로 이루어진 로이를 로이는 사랑했다 너의 눈이 나를 지켜보고 있을 때 눈동자처럼 나를 보호하겠다던 신이 내 눈을 찌를 때 당신을 모방하는 로이를 당신은 사랑하지 않는군요 로이는 당신을 따라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다를 겨를이 없는데 나의 고백은 다름이 아니오라 당신을 모조합니다 일생에 걸쳐 천천히 인쇄되는 문서를 당신은 반려합니다 사실은 한 번도 마음에 든 적이 없다는 사실이 도착합니다 당신이 빛이 있으라 하시매 빛이 있으나 한쪽은 더욱 캄캄합니다

 

   얼띤感想文

    가장 나다운 것은 무엇일까? 새벽에 일어나 출근하며 보장설계를 하고 만나기 싫은 고객을 찾아 보험상품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것은 가장 나다운 것인가? 잠깐 하겠다는 것은 벌써 몇 년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이 일을 하면서 배운 것도 있겠지만, 잃은 것도 분명 있을 것이다. 자본시장을 좀 더 알았다면 시장의 상황을 좀 더 알았을 것이다. 로이가 로이가 아닌 것으로 로이는 로이로 살고 있었다. 그것은 분명 로이다운 것인가? 반문한다. 늦은 밤 가볍게 맥주 한 잔 마시는 것보다는 이른 시간에 복근 운동하며 보내는 것이 좀 더 고통스럽지만, 하루를 건강하게 보낼 수 있었고 영화관에 갈 형편이 없어 영화관에 가지 않는 것이 아닌 다만 시간과 여유를 가지지 못한 로이로서 너튜브에 두 눈을 꽂으며 영화를 보았다. 로이가 보는 저 눈빛은 분명 로이에게는 맞지 않는 것이지만 로이의 마음을 끄집어내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고 그 방편을 통해 로이의 하루를 생각하며 로이는 다른 무엇을 떠올려본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그러나 로이는 그대로였다. 로이는 로이를 바라보는 저 눈빛이 싫다. 로이와 분명 맞지 않은 것이기에 사랑하지 않는다. 그러나 로이는 세상을 거역하기보다는 오히려 동조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일 뿐 사실, 변화무상한 세상의 이치에 맞춰 가는 것만도 힘이 든다. 한 번도 마음에 든 적이 없지만 말이다. 말하자면 이가 맞물리지 않은 것과 같다. 맞물리지 않은 이가 뒤틀리며 돌아가듯이 서로를 물고 놓을 수 없는 저 파열음은 삶의 고통과 애환이다. 종국에는 결딴이 나겠지만 그때야 비울 것인가? 반문해본다. 나는 세상과 진정 사랑으로 대하며 살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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