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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가 회복을 위해 손을 터는 가을 =이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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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0회 작성일 22-11-20 20:51

본문

코스모스가 회복을 위해 손을 터는 가을

=이원하

 

 

    내가 가을을 봄이라 부른 건요 실수가 아니에요 봄 같아요 봄 같아서 얼굴에 입은 거 다 벗고 하늘에다 바라는 걸 말해봅니다 하지만 하늘에다 말한 건 실수였어요 실수를 해버렸으니 곧 코스모스가 피겠네요 코스모스는 매년 귀밑에서 펴요 귀밑에서 만사에 휘둘려요 한두 송이가 아니라서 휘둘리지 않을 만도 한데 휘둘려요 어쩌겠어요 먹고살자고 뿌리에 집중하다보니 하늘하늘거리는 걸 텐데 어쩌겠어요 애해해요 나름의 의미와 가치가 있잖아요 귀밑에서 스스로 진리에 도달하고 질문도 없잖아요 그 좁은 길 무게 넘치는 곳에서 질문이 없잖아요 꺾어다 주머니에 찔러넣어도 내년에 다시 회복할걸요 휘둘리며 사는 삶에는 애초에 비스듬하게 서 있는 것이 약이니까요

 

   얼띤感想文

    봄 날씨처럼 따뜻한 하루였다. 모 씨를 만나 여러 가지 얘기를 하다, 마치 겨울처럼 얘기하는 걸 들었다. 늦가을이지만, 봄처럼 봄 같았다. 화자가 이 시를 쓴 때는 아마 가을이었나 보다. 지금 잠시 읽었지만, 한 송이가 아닌 여러 송이로 만사 휘둘리고 있다. 걱정은 태산이지만 태산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구름 가득한 하늘의 반쪽은 어머니가 보고 있다. 단조롭지 못한 계단은 신발만 흘러내렸다. 순간 귀밑이 빨갛다. 다 떨군 빈 가지는 노란 은행잎 수북이 쌓인 거리를 거닐었다. 장맛이 맞지 않은 고향 맛은 집으로 돌아와 거의 비워야 했고 꾸벅꾸벅 졸며 바라본 앞길은 도무지 캄캄해서 숯처럼 떠오른 말만 떠올렸다. 전에 한 번 보았던 얼굴을 만나서 풀숲을 얘기하고 풀숲을 숨겼다. 걱정은 걱정이 없는 것처럼 앉아 비명이 가득 담긴 유리잔을 만지며 무엇도 끌어올릴 수 없는 빨대를 잡고 휘휘 저으며 있었다. 목이 말라 한 번씩 당겼지만, 짙은 음료가 얼음에 희석되듯이 물맛에 안주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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