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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 이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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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4회 작성일 22-11-2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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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 이경록 모든 인연이 끝나 돌아가는 한 마리의 새, 그 지평을 넘는 회상의 어디쯤 새의 영지로 자라는 한 그루 나무여. 그 어느 가지엔 달이 뜨고 또 어느 가지엔 화안한 시간의 낮, 햇빛 눈부신 그 속을 바람은 문답 한 번 하는 일 없이 불어가고, 문을 열고 계절은 나서지만 언젠가의 책임처럼 눈을 뜨는 꽃이여. 사방에 가득한 살내음, 살내음 묻은 속옷의 그 깊은 생명을 자극해 오는 여자여. 때때로 의식의 뿌리를 흔드는 비가 내리고 신경과민의 사랑을 앓고 있을 때 정박하고 있는 노을의 流域. 까만 원형의 밤을 밴 여자여. 내실의 깊은 회랑을 돌아 조금씩 내의를 벗겨가는 소리, 불안과 불면의 눈을 들면, 거기 생리의 우수 속을 강물이 흐르고 미지의 對岸에서 등불 밝히는 최초 시작되는 모든 방향의 동서남북. 수분을 빨아올리는 식물성, 어느 관능의 여자여. 그 깊어 가는 일상의, 진한 밤의 침상 위 차라리 완강히 거부해 보는 뜨거운 욕망이여. 한아름 열정의 꽃잎을 뿌리며, 뿌리며, 속살내음 散髮히 씻겨가는 바람 속에 어떼 쯤, 맑은 눈을 뜨는 한 마리 金銀의 새여. l9788956282855.jpg 李炅錄 시인(1948 ∼ 1977) 1973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 1974년 [월간문학] 신인상을 받아 등단 1976년 大邱 지역을 중심으로 모인 박정남, 이태수, 이하석, 정호승 등의 시인들과 더불어 [자유시] 동인을 결성 1977년 백혈병으로 사망 1979년 遺稿시집으로 <이 식물원을 위하여>와 1992년 <그대 나를 위해 쉼표가 되어다오> 2007년 <나는 너와 결혼하겠다>가 상재됨 --------------------------------------- <감상&생각> 詩人으로서 <이경록>이란 이름을 기억하는 독자들은 그리 많지 않을 듯 인간의 가벼운 속성(屬性)이란 게 원래 그렇듯, 살아있을 때는 어쩌니 저쩌니 해도 일단 세상을 떠나간 후면 덧없이 흘러가는 세월과 함께 점차로 잊어가기 마련 (그건 울고불고 하던 혈육조차 마찬가지) 하지만 오늘의 이 시대에서 개인과 역사에 대한 나름의 신념을 갖추지 못한 시인들이 얼마나 많은 가를 생각할 때, 그가 남긴 시편들에서 보여준 詩人으로서의 초극의지는 참으로 드믈고 귀한 것이란 생각과 함께 새삼 그의 요절이 안타깝기만 하다 詩, '새'에서도 그의 그런 각성의 자세가 느껴진다 오늘날 숱한 부호와 낱말들이 소위 시라는 이름으로 미아(迷兒)가 되어 헤매이고 있음을 상기하자면, 그가 추구했던 참신한 생명체로서의 詩는 상(傷)한 관념과 왜곡된 상념의 구조에서 벗어나 詩가 그 스스로 살기위해 몸부림친다는 느낌도 있고 그 같은 몸부림은 동시에 오늘의 우리들이 흔히 취하고 있는 답보성, 고지식성, 맹목성, 모호성에 대한 준엄한 꾸짖음이란 생각도 든다 그의 詩를 읽으며, 과연 내 안에도 깊은 생명을 지닌 새가 살고 있는지 궁금해지는 것이다 生의 부호들은 여전히 정체(停滯)된 삶 속에 박혀 있고, 아직도 제 자리를 찾지 못한 새 한 마리가 불투명한 삶의 行間과 행간 사이에서 방황의 날개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 희선, <사족> 시인의 고교시절, 재수생 시절의 詩 두 편을 <현대시>에서 발췌하여 소개해 본다

길은, 대지로 여울지는 하나의 기억. 이쪽과 저쪽을 사이하고 오늘과 내일을 이어 먼 강안(江岸)에서 서로 손을 흔들며 부르는 염원의 자세. 해연처럼 깃발이 펄럭이던 그 푸른 의미의 하늘이 나직이 내려와 있고 조금은 가뿐한 몸매로의 꽃, 꽃들도 피어 있는 길은, 하나의 모성으로 무수한 씨앗들을 보듬어 언젠가는 그 푸른 엽록소들로 발아할 계절의 기약. 가장 깊은 안에서부터 물결처럼 흔들려 와 스스로 소망을 여는 그것은, 가뭇한 기억 속의 미소여. 조용한 일정, 그 청명한 바람 한 점 내 옷자락을 불어가듯 돌아다보면 아득한 원경 속에 나를 스쳐갔을 무수한 인연들. 길은, 대지로 여울지는 하나의 기억. 기별을 받고, 돌아가는 목숨처럼 경건히, 경건히 손을 모으면 아, 저리도 푸른 하늘가. 내 마음의 사리는 어디 고운 한 송이 꽃이나 되어 피어 있는가. 잔잔히 설레어 오는 바람결에 단 한 번 이승에서 울고 싶은 서언한 마음. 어느 때는 참 많이도 기뻤고, 또 서럽던 이제 세상의 곳곳마다에 저리 목 틔어 오는 화안한 음성. 이제사 알겠네. 꽃들이 피던 자리나, 나무가 푸르던 자리에 한 겹 상보(床褓)를 베끼고 나면 다 저승의 문인 것을, 이경록 시인이 타계한 지 45년이 넘었다. 1948년 경북 월성군 강동면에서 태어난 시인은 1977년, 나이 스물 아홉에 백혈병으로 세상을 떴다. 이경록의 천재성은 시인 이상(李箱)에 못지않지만 이상하게도 지금껏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경록은 경주고등학교 재학시부터 文名을 떨쳤다. 충남대 전국고교생백일장 장원, 건국대 고교생현상문예 당선, 대전대와 미국 오스틴대 공동주최 高校生 작품 공모 당선, 『충청일보』신춘문예 당선……. 以上이 고등학생 때의 당선 경력이다. 재수 시절에 신라문화제 장원으로 다시금 문명을 떨친 그는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해서는『매일신문』신춘문예와 『월간문학』신인상 수상으로 중앙문단에 진출한다. 군대를 현역 입영하여 마치고 돌아온 이후 복학(학교가 4년제 중앙대학교로 바뀌어 있었음), 학업을 쌓는 한편 1976년 4월에 박해수 이기철 이동순 이태수 이하석 정호승 시인 등과‘자유시’ 동인을 결성하여 동인지 발간 준비에 박차를 가하던 중 백혈병으로 쓰러진다. 졸업을 몇 달 앞두고서였다. 졸업 두 달 뒤인 4월 14일에 타계한 그는 시집을 내지 못했다. 1979년에 학교 친구들과 동인들이 모금하여 유고시집 『이 식물원을 위하여』(흐름사)를 냈고 1992년 개정판이 『그대 나를 위해 쉼표가 되어다오』(고려원)라는 제목으로 나왔지만 2권 모두 절판된 지 오래되었다. 2007년에 기간 시집을 보완, 시전집 『나는 너와 결혼하겠다』 (국학자료원)를 냈다. 「길」은 충남대 백일장 장원작이고 「문」은 신라문화제 장원작이다. 「길」은 기성시인의 작품을 흉내낸 흔적도 보이고 전반적으로 관념에 치우쳐 있어 어설프다는 느낌도 주지만 고등학생이 쓴 작품치고는 고도의 세련미를 보여준다. 특히 언어를 선별하여 배치하는 시인 본연의 연금술사적인 재능은 탁월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백일장이라면 제목이 주어지고 정해진 시간 내에 써야 한다. 제목도 현장에서 주어지는 법이니 이 작품은 오랜 사색의 결과물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행과 연을 나누며 쓰는 과정에서 상상력을 발휘하고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기법이 노련하기 이를 데 없다. 숙성 과정을 거친 포도주처럼 깊은 맛이 우러난다. 길은 원래 땅이었다. 길이 예전에는 대지였음을 기억하고 있다는 시적 인식에서 출발한 이 시는 대지가 오랜 세월에 걸쳐 길로 바뀌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역도 가능하다. 지금은 길이지만 그 옛날에는 대지였기에 다시금 때가 되면 대지가 될 수 있다. “그 청명한 바람 한 점 내 옷자락을 불어가듯/ 돌아다보면 아득한 원경 속에/ 나를 스쳐갔을 무수한 인연들”은 대지가 길이 되는 기나긴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구절이다. 한편 “하나의 모성으로 무수한 씨앗들을 보듬어/ 언젠가는 그 푸른 엽록소들로 발아할 계절의 기약”은 길이 다시금 대지가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러한 철학적인 사고를 백일장 현장에서 했으며, 그것이 한 편의 시에 멋지게 용해되었으니 놀라울 따름이다. 이경록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대학에 가지 못하고 1년 후에 가게 되는데 그 이유가 대학 입시에 실패한 탓인지 집안 사정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아무튼 재수생 시절에 신라문화제에 가서 「문」이라는 작품으로 또 장원을 한다. 이 시는 「길」보다 더 안정되어 있다. 이경록은 문을 저승으로 들어가는 문으로 설정하였다. 한 인간의 영혼이 육신과 분리되어 저승 문턱에 다다랐을 때의 처연한 심사를 한 편의 시에 담아냈는데, 일단 발상의 참신함이 뛰어났다. 게다가 시의 진행 과정에 어색한 부분이 있던 「길」과는 달리 이 작품은 시어 선택과 배열에 있어서나, 행과 연의 구분에 있어서나, 전체적인 구성에 있어서나, 또 진행 과정에 있어서나 흠잡을 데가 없다. 죽음을 앞둔 사람이 아니라 이미 숨을 거둔 이의 영혼이 저승 문 앞에 서 있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는 발상 자체가 시인의 천재성을 확인시켜준다. 백일장에서 흔히 나오는 제목이라 하더라도 쓰는 시간은 고작 두세 시간이 주어질 따름인데 그 시간 안에 쓴 이 시는 짜임새 또한 완벽에 가깝다. 재수생 신분으로 썼으므로 열아홉 살 때의 작품이다. ㅡ『현대시』(2008. 2) 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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