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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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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글링 / 김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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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5회 작성일 22-11-2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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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글링

 

   김지민

 

 

   너는 저글링을 한다. 행인들은 네가 던지는 게 너의 전부라는 것을 모른다. 손을 떠난 공이 돌아오는 동안 너는 다시 공을 떠나보낼 생각부터 한다. 행인들은 중간에 와서 중간에 떠나므로 네 공연에는 시작과 끝이 없다.

 

   너의 시선이 공과 공 사이에 머무른다. 공의 바깥에 집중하다 보면 너는 서서히 지워지고 세상은 다만 몇 개의 공에 의해 굴러가는 것 같다. 공이 공을 굴리는 동안 너는 너로부터 밀려 나온다. 공연은 계속된다.

 

   너는 누군가의 손바닥 위다. 다시 공중이다. 다시 손바닥 위고 다시 공중이다. 손을 두고 달아나고 싶지만, 손은 너를 놓아주지 않는다. 공과 공 사이로 야유가 날아든다. 너의 저글링을 훼방 놓으며, 공과 공 그리고 관성의 연대를 찢으며.

 

   네가 흐트러지자 공 하나가 약속된 길을 벗어난다. 공은 차례차례 네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굴러가고 공연은 중단된다. 행인들이 떠나간 길 위에서 너는 사라진 공을 굴린다. 공은 다시 돌아가고 어둠 속에서 너는 컴컴한 박수 소리 듣는다.

 

얼기설기 엮기

너는 너의 전부를 던져 세상을 살고 있다. 공이나 접시 따위를 바닥에 떨어뜨리지 않아야 하는 저글링. 마치 악착같이 지하철에 매달려 출근하고 인간의 파도 속

섬으로 가라앉지 않기 위해 끝없이 발로 헤엄쳐야 하는 견디기 어려운 멀미에 매일 매일 지친 너를 겨워내야 하는 시간.

신은 인간을 받아서 쳐올리고 또 받는 어쩐지 신의 장난감 같다.

숭고한 지속가능한 인간다운 뇌를 가진 이가 몇이나 될까 세어 본다.

난 어쩌면 내가 무엇인지도 모르며 사는 저글링 속 던져지는 접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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