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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不眠 =이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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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0회 작성일 22-11-26 15:12

본문

不眠

=이경림

 

    지붕 위에서 고양이들이 달을 삼키는 소리가 들린다 불연, 찾아오는 이런 침묵 방금 뭔가 분명 사라졌다 그 자리가 시퍼렇게 퍼득거린다 누가 이밤에 생선을 굽고 있다 독하다 어느 생이 타는 냄새 어디로도 가고 어디로도 가지 않는 길, 없는 길의 허리를 어루만지니 다섯 살 계집아이 볼떼기 같은 죽음이 말랑거린다 미등을 끄고 이불 속으로 저쪽을 구걸하러 들어간다 손바닥만한 이불의 속이 광활하다 오래된 청동거울처럼 차고 컴컴하였다 대체 누가 버린 잠이 이리 오줌 마려운 강아지처럼 끙끙거리는가? 초침소리가 무섭게 가깝다 안에서 밖으로 밖에서 안으로 밤새 드나들었다 끝내 바람 불었다 머리카락 하나 흔들리지 않았다 오소소 소름 돋은 꽃 한 송이 검은 유리에 찬란하다

 

    * 이경림 : 1947년 경북 문경 출생, 1989<문학과비평>으로 등단

 

   얼띤感想文

    시제 불면은 봄날을 맞은 상황이다. 화자는 지금 깨어 있다. 고양이는 시 객체를 말하며 달은 시적 주체다. 생선을 굽고 있다는 것은 어휘를 요리조리 굴려보는 시간이다. 生鮮, 살아 움직이는 물고기 다만, 먹기 위해 잡은 것을 우리는 생선이라 한다. 문장을 다룬다는 건 어쩌면 여러 겹의 빙 둘러치는 장막 같은 것 내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내 마음을 포장한다는 건 약간의 어불성설 같지만, 상대와의 교감을 짜릿하게 끌어내기 위한 하나의 방편인 것이겠다. 그것은 이불처럼 광활한 상상의 세계며 청동거울처럼 닦으면 닦을수록 빛을 더 발하기도 한다. 광택은 문지를수록 번쩍거리는 것이고 부드러움은 펜 끝을 더욱 유순하게 한다. 오밤중에 구름 한 점 없는 곳 달이 둥그렇게 떠 있는 상황을 보고 있으면 마치 총구를 보는 것 같다. 그러니까 나는 하나의 탄알처럼 보고 있다. 저 구체를 뚫으면 어디로 가는 것인가? 이 밤 불면에서 무엇을 건져 올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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