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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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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버찌를 밟는 철 =신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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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0회 작성일 22-12-02 22:57

본문

버찌를 밟는 철

=신성희

 

 

    오전에 외출하지 못했죠 시계를 물고 잠에 빠지곤 하죠 버찌들이 터지고 오전은 갇혀 있어요 커튼에 고이는 잠이죠 버찌의 그늘이 터지고 버찌가 숨죠

 

    나는 파란 버찌와 사랑에 빠졌죠 이불이 지독한 그늘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밤이 물렁해지도록 우리는 침대를 끌고 다녔어요 바람이 상하는 소리 빗방울이 싹트는 소리 남겨진 소리들이 내 귀를 찾는 거예요

 

    이상한 소리들을 흔들어 보았어요 아파트 벽 속에서 벽들이 싸우는 소리도 들리는 거예요 벽을 쾅쾅 차 보아도 벽은 여전히 벽 속에 있고 매일 그들을 들어야 했어요

 

    익지 않은 버찌들을 흔들었어요 벽지에 달이 뜨고 해지면 새가 울었죠 그렇게 그들과 살았어요 내가 그렁그렁한 그림자를 거느렸던 시절 오늘도 여자들은 버찌를 밟고 외출하고, 나는 여전히 터지지 않는 잠이 입에 가득해요

 

   얼띤感想文

    버찌가 무르익는 계절은 여름, 팔팔한 팔 월이다. 나는 잠처럼 죽은 몸이지만 나를 읽는 오전은 시계를 물고 잠에 빠지곤 한다. 그러므로 오전은 늘 갇혀 있다. 커튼을 걷어 올리며 그늘을 씻어야 할 텐데 자꾸 숨어버리는 버찌, 버찌는 시 객체를 상징한다.

    파란은 식물, 초식을 대변하는 상징적인 시어다. 이불은 무엇을 덮는 천 조각이지만 이것과 저것의 갈림길에서 떠오르는 극적인 상을 상징하며 그것을 바라보는 시적 자아는 빗방울이 싹트는 소리만 듣는다. 빗방울은 오른쪽 세계관에서 죽음만 동경하는, 동경하므로 늘 내 귀를 찾는다.

    이상한 소리다. 흔들어 보는 건 시적 객체지만 결국은 시적 자아가 흔들어 보는 것으로 진술한다. 빈칸 속속들이 아파트, 그 벽과 벽 이어지는 칸칸은 무엇을 채워야 할지 고민이라 매일 떠오르는 달만 본다. 달이 뜨고 해지면 새가 우는 그 이유다. 그렇게 나는 그들과 산다.

    그렁그렁한 그림자를 거느렸던 시절, 익지 않은 버찌를 물고 흔든다. 여자들은 버찌를 밟고 외출하지만, 여전히 시 인식 부재다. 그러므로 나는 터지지 않는 잠이 입에 가득하다. 여기서 여자는 시적 자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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