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거울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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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1회 작성일 22-12-07 00:47본문
논 거울
=박성우
고향 마을에 들어 내가 뛰어다니던 논두렁을 바라보니 논두렁 물도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사내의 몸에서 나온 소년이 논두렁을 따라 달려나갔다 뛰어가던 소년이 잠깐 멈춰 서서 뒤를 돌아봤다
논두렁 멀리 멀어져간 소년은 돌아오지 않았고 사내는 그만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얼띤感想文
논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물을 대어 벼를 심고 가꿀 수 있는 땅과 論하다 ‘논’자다. 그러나 여기서는 놀다의 어떤 활용형으로 논을 보는 게 맞겠다. 논두렁은 한마디로 논둑이다. 논의 가장자리를 막은 어떤 방죽 같은 것이다. 이러나저러나 하나의 경계를 의미하는 것은 분명하다. 물이라는 개념은 화자가 바라보는 거 더 나가 우리가 바라볼 수 있는 세계관이다.
고향 떠나 생활한 우리의 삶은 어쩌면 집을 떠나 방황한 한 개인의 삶의 욕구겠지만 결국은 다시 돌아와 안식의 세계에 마음을 놓게 되는 놓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심리가 묻어나 있다. 이승과 저승의 차이도 마찬가지겠다. 세상 나와 한바탕 놀다가는 삶이다. 종국에는 다시 돌아갈 고향은 논두렁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겠다. 역시 물은 고인 그 물을 받드는 이 땅이다.
이번에 내는 책을 ‘논둑을 걷는 소’로 명명했다. 물론 이 시를 읽고 지은 것은 아니다. 시를 선별하여 읽다가 보니 문득 떠올라 이 글을 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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