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쯤 오고 있니 어제도 오늘도 아닌 시간을 건넌다 푸른 밤 휘파람 불며 빈 사막 떠돌다 바람의 혀에 닿아 사라져 버린다 방금 씻은 맑은 이마와 따뜻한 눈빛으로 오렴 나의 사막은 바오밥나무도 살지 않는 삭막한 곳이야 오래도록 은빛 모래알 밟는 소리 들려주겠니 지금쯤 어느 넓은 초원 두 갈래 길에서 망설이거나 이름 모를 허름한 뒷골목 어디쯤 낮술에 취해 잠들어 있을지 모른 채 늘 맨발인 네 몸의 울음소리 어느 행성 홀로 돌고 있는지 행여 통곡의 벽 앞에 멈춰 있지 않기를 늦가을 비 내리는 저녁 매일 매 순간 긴 바늘 끝에 서서 기다린다 너와 내가 발음할 수 없는 우리들의 모음 생의 가장 완전한 한 문장을 위해 소용돌이치는 꽃들의 은총! 활짝 핀 자유의 검은 갈기 돋는 소리로 올 수 있기를 일 초와 일 초 사이 바짝 귀를 세운다 아직 도착하지 못한 눈부신 단어 세상을 향기롭게 하는 기쁨으로 오렴
얼띤感想文
스위치처럼 닿는다. 똑딱거리는 이쪽과 저쪽의 경계처럼 말이다. 푸른 밤이라는 색소를 가미한 공감대를 형성한 시의 객체는 빈 사막만 떠돌아다닐 뿐이다. 그것은 수많은 모래알을 밟는 시의 주체, 그러나 정말 내가 기대하는 단어는 찾을 수 없다. 아프리카지만 아프리카 같고 그것은 새까만 영역이다. 바오바브나무가 살지 않는 삭막한 곳 아~ 바오바브나무는 몇천 년을 산다는데 이건 너무 대단한 욕심이 아닌가! 하기야 글은 그렇게 오래갈 수도 있겠다. 이도다완도 아닌 금관보다도 사상이니까 그래 은빛 모래알 밟듯 미완의 단어를 찾아보자. 그것을 바라보는 별빛, 그것은 인식과 부재의 푸른 눈빛을 바라보는 것과 같지만 이를 달리 말한다면 망설이는 사고와 허름한 뒷골목 어디쯤 낮술에 취한 몽롱한 눈빛과 다름없겠다. 아무것도 없는 늘 맨발인 너의 울음소리에서 빗소리처럼 닿는 오른쪽 세계관에서 결코 탈피할 수 없거니와 소용돌이치는 문장의 늪에서 꽃의 은총만 찬양하는 자유, 그 검은 갈기 돋는 소리로 너를 부르는 것으로 하루 안식일뿐이다. 그러나 너의 장엄한 별빛 같은 눈빛에 세상 향기롭게 비춰보고 가는 이 기쁨은 넓고 험악한 아프리카의 지대에서 타조의 긴 목처럼 우리들의 모음에 잠시 휩싸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