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 이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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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0회 작성일 23-02-10 09:10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김포신문 2023.02.10.)
달팽이 / 이시향
남의 말 듣는 게 좋아 달팽이는
느릿느릿 걷습니다.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다 보니
달팽이는
귀가 몸보다 커다랗게 되었습니다.
남이 한 말을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달팽이관 안에
작아진 몸을 집어넣은 달팽이가
느릿느릿 걷습니다.
(이시향 프로필)
제주도 출생, 울산아동문학상 외 다수 수상, 동시집(파프리카 신호등) 외 다수, 시집(들소 구두를 신고) 외 다수
(시감상)
침묵은 금, 웅변은 은이라는 말이 있다, 가장 말 잘하는 사람은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때론 세상 온갖 것에 지치고 힘들 때, 진심을 담은 위로의 한 마디도 필요하지만 가만가만 상대의 말을 들어줄 때가 더 안온할 때가 있다. 많은 사건과 많은 이벤트로 인해 말 많은 사회가 되었다. 우린 가끔 달팽이가 되어 그 많은 말들을 들어줄 때가 되었다. 누가 잘하고 못하고 가 아닌, 최소한의 경청이라도 제대로 하면 상대의 가슴에 두 번이나 못 박는 일을 없을 텐데라는 생각이 드는 동시 한 편이다. (글/김부회 시인, 문학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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