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 지내요 / 황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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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6회 작성일 23-02-24 12:43본문
나는 잘 지내요 / 황인숙
누군가 물을 때면
어떻게 사느냐고 물을 때면
왜 울컥 짜증이 날까?
왜 시를 쓰느냐고 물을 때처럼
대답할 말이 생각나지 않기 때문이다
오래전에 한 선생님께서
대답을 가르쳐주셨는데 번번이 잊어버린다
어떤 행사장에서 마주친 선생님께서 물으셨다
"그래, 어떻게 지내나?"
'내가 어떻게 지내지?' 열심히 생각하느라 쩔쩔매는데
"그냥 잘 지낸다고 하면 돼!"
급기야 그분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시면서
답을 알려주셨다
나는 달아오르는 얼굴로 "아, 네......"
몇 년 뒤 다른 행사장에서 그분을 마주쳤을 때
"예, 잘 지내요."
웃으면서 얼른 대답드리자 그분도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잘 지내요
틈틈이 삽니다만......
얼기설기 엮기
내가 내 속을 긁더라도 당신은 건드리고 싶지 않아. 어제 종일 말을 안 한 이유야.
그때 내가 정한 규칙에 이제와 당신이 더 힘들 필요는 없어.
당신은 당신이 옳다고 믿는 곳만 바라보고 가면 돼. 그렇게 살면 되지 않을까?
먼 훗날은 내가 내 삶을 다 용서하길 바랄뿐이야. 운명이라 말하지 않을거야.
뭐라 말을 못하겠어 당신의 손을 놓고 끊임없이 빨려들어 가. 당신이 보였다 안 보였다 하면서.
이 자리에서서 다만 안간힘으로 버틸뿐이야.
다 알겠어 그때와 지금 당신 마음을~
난 틈틈이 떠내려가는 중이야
내가 보이는 그 어딘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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