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기 =하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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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
=하재연
자신의 털을 핥는 표범의 혀는 따뜻할까.
나는 나의 머리카락 한 올도
희거나 검게 만들 수 없다.
어미가 알을 낳고 알에서 새끼가 나오고
새끼가 투명해지고
알이 아무것도 아닌 것을 낳는다.
버려진 식물처럼 나는
아무렇게나 자랄 것이다.
얼띤感想文
종종 시를 읽으면 이러한 것을 느낀다. 과연 ‘죽음’ 이후의 세계는 있을까, 있다면 그 모양은 어떤 것이며 어떤 상태로 나에게 오는 것인가 하는 일, 물론 사후세계를 믿지도 않거니와 꼭 믿지 않는 것에서 오는 어떤 확신 같은 것도 없지만, 시를 자꾸 읽으면 죽음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 같은 것은 점점 옅어지는 건 분명한 거 같다.
육체가 있으므로 고통이라는 것도 느낄 수 있기에 말이다. 물론 그 반대쪽 상황인 즐거움도 있지만, 그것은 극히 일순간이다. 언뜻 떠오르는 말이 있다. 영국의 철학자 밴덤은 인간은 두 개의 기둥 아래에 있다고 했다. 담배 피우는 자, 폐암이 올 수 있다는 어떤 고통을 감내하며 그 즐거움을 누리듯이 물론 여기서는 그러한 얘기가 아니다. 사후세계는 그 어떤 것도 없다는 데 있다. 그냥 버려진 식물처럼 주어진 대로 바람 부는 대로 떠도는 한 톨의 먼지와도 같은 거
나는 종교가 없다. 종교는 없지만, 시를 믿는 한 인간일 뿐이다. 거저 주어진 시간 잠시 잠깐의 내 영혼의 안정적인 위안 같은 거, 그것도 육체가 있으므로 내 영혼을 지배하거나 가두거나 어쨌거나 그 범주에 들어간 육체, 안정적 놀이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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