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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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8회 작성일 23-03-10 21:34본문
툭,
=변종태
양복 안감 솔기에 실밥 하나가 늘어져 있다. 담뱃불로 툭, 끊어낸다. 네가 툭, 하고 떨어져 나간다. 떨어진 자리에 툭, 장미가 핀다. 툭, 던진 붉은 한 마디에 여름이 온다. 여름이 과속 방지턱을 넘으면 여드렛달이 진다. 달 그림자 뒤편으로 매미 소리가 툭, 떨어진다. 아니 내 귀에는 툭, 툭 떨어져나간 네 목소리만 들린다. 골목은 휘어져 툭, 툭 끊어지는 인연들, 하필이면 그때 담배 생각이 툭, 떨어져나가는 담뱃재 너머로 후텁지근한 바람이 불어온다. 툭, 툭, 빗방울이 어깨를 건드린다. 참았던 울음의 솔기가 뜯어지기 시작한다. 와르르 계절이 무너지고 있다. 툭,
얼띤感想文
그런 날이 있다. 세상일 만만하게 여기다가 만만하지 않다는 걸 느낄 때 정말 목매어 악착같이 들러붙어서 해낸 것들이 순간 아르르 무너질 때 믿고 있었던 일이 한순간 툭 떨어진 담뱃재처럼 날아간 일들 몇십 년 아니 몇 년이라도 붙들고 해온 일이 흐지부지 수포가 될 때 앞은 더욱 캄캄하다. 시간은 얼마나 소비했고 신경은 또 얼마나 썼던가! 기회비용은 어떻고 이것으로 망가진 몸과 사회와 가족의 이해관계는 또 얼마나 피폐했던가! 그런 일이 있다. 순간 울음을 참지 못한 일 모든 것이 와르르 무너진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툭, 떨어지는 침 같은 경험 그러한 것도 있어서 참 다행이다. 이웃집 담장에 핀 장미에 마음이 숙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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