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라는 말에는 수국이 핀다 =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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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라는 말에는 수국이 핀다
=변종태
열무국수에 파랗게 질리는 소용돌이, 누가 휘휘거리나, 누가 수군거리나, 국수 그릇에서 수국이 피어난다. 파리한 국물을 들이켜고 국수라는 말을 입안에서 우물거리면 수십 개의 다발로 피어나는 수국. 필 때부터 질 때까지 색을 갈아입는, 우리의 관계도 저러한지. 의식의 변두리에 피어나는 수국 무더기. 너와 걷던 둘레길가 반그늘에서 자라던 수국은 어쩌다 국수그릇으로 옮겨 핀 걸까. 국수와 수국이라는 시니피앙만 한 입 우물거린다. 아직 지지 못한 가화(假花) 송이가 파리하게 고명으로 떠 있다. 국숫발 끝에서 피어나는 수국, 수국 값 얼마예요?
얼띤感想文
사람은 도전을 어렵다고 말하나 아니 생각지도 않으면 왜 시도하지 않나 나는 이런 어려운 것을 다그치듯이 앞에 있는 이에게 전도하고 있나 먹고 사는 일이 부끄럽기는 매 한 가지인데 무엇을 그리 생각하나 전도는 인제 그만 모든 것 거꾸로 뒤집어라
전도는 인제 그만 전도는 뒤집어라
어찌 이 세상에 나와서 하는 일 실수 덩어리며 수습하기 어려운 일로 가득하다는 것을 모르나 뒤집으라 나는 앞에 서 있는 이에게 다그치고 있는 것이리라
머뭇거리고 있는 이에게 다그치고 있는 것이리라
전도는 인제 그만 모든 것 거꾸로 뒤집으라 세상을 향해 바윗돌만한 문이라도 한번 밀어나 보자 밀수 없는 문일지라도 전도는 그만하고 인제는 확 뒤집어보자
국수와 수국은 전도된 글자다. 시인 최승호의 시 “무서운 굴비”도 그러하다. 차례, 위치, 이치, 가치관 따위가 뒤바뀌어 원래와 달리 거꾸로 읽히는 것들로 한 입 우물거려보자. 국숫발 끝에서 피어나는 수국, 수국 값은 생각지 말고 오늘로 오늘에다가 가두어 보자. 잠이 들기 전에는 꼭 나도 수국 꽃 한 송이는 피어 보았다고 위안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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