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콘서트 / 벼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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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6회 작성일 23-03-29 11:34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 김포신문230331)
봄 콘서트 / 벼리영
꽃의 닿소리가 움찔거려요
ㄲ이 솜털 피부를 뚫고 머릴 내밀면 빛의 광합성은 홀소리를 불러요
곧 리허설이 시작될 거예요
조금 어색한 너희가 정렬을 하네요
새로운 낱말 숨겨둔 혀의 씨앗 수려한 옷으로 서게 되는 봄의 문장들
볕을 굴리는 음이라고 우쭐대지 말아요 상처 밟고 돋아난 음표인 걸요
주문이 바빠지면 꽃은 빨리 늙고 난 흐물거리는 객으로 서 있겠죠
꽃이 완성되는 마디는 점점 여리게 조금씩 사라지는 내 후두엽처럼
문장이 축축한 건 봄비 때문이 아니죠 사랑하다 죽은 꽃에 대한 애도인 걸요
초대받은 당신은 감미로운 초서로 후기를 쓰지요
모란의 메조소프라노 커튼콜은 충분해요
주목
(시감상)
봄의 전령은 색감이다. 낮고 칙칙한 검은빛 일색에서 연둣빛 봄이 제 몸을 활짝 개화하여 꽃을 피우는 계절, 영산홍의 음정과 진달래의 음계가 어우러져 화단이라는 무대를 만들고 바람이 산들거리는 황홀한 연주를 감상하면 세상에 부러운 것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꽃을 피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인고의 세월을 견딘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거저 되는 없다. 자연의 섭리는 이유가 있고 결과가 있다. 빛의 광합성이 부르는 노래는 심금을 저민다. 봄이다. 환한 빛의 봄을 내 안에 초대하기 위해 나부터 봄이 되어야 한다. 주목해 보자. 봄의 심포니에. 내일은 더 맑을 것이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벼리영프로필)
남강문학상 운문 대상, 역동 시조문학상 대상, 일두시조문학상 대상, 연암 문학예술상. 시조집(들꽃 여인) 외 4집 발간, 부산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벼리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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