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 =김경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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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9회 작성일 23-04-04 22:21본문
뒤
=김경후
한밤의 택시 안, 어디쯤일까, 핸드폰을 본다. 우주정거장이 방금 내 머리 위를 지나고 있다. 이건 너무 큰 그림, 어디지, 거기가 바로 여기네, 이 말을 자주 하던 사람의 그림자 사진, 핸드폰을 본다. 이번엔 너무 지난 그림, 그는 그늘, 여기는, 신호 없음, 연결 상태를 확인해주세요, 빨간 신호마다 과속으로 지나친 여기, 어디지,
해 질 녘마다, 거실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나는 그의 그림자를 담요처럼 끌고 갔다, 끌려갔다, 오늘도 어제처럼, 저기를 여기처럼, 그늘을 그림처럼, 저 멀리 그네처럼,
우주 정거장은 밤의 지역을 지나고 있습니다, 그래, 그는 그늘, 다시, 우주정거장은 돌고, 어떤 사랑이 지구에 있었는지, 보이지 않고,
한밤의 택시, 내린 후, 여기일까, 뒤돌아본다,
鵲巢感想文
미래를 보고 서 있으면 뒤는 과거가 된다. 우리의 과거 선사시대는 돌의 문화가 그 바탕이었다.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고인돌, 그 고인돌에 별을 새겨 넣었던 우리의 선조가 있었다. 그만큼 천체의 움직임을 중시했다. 별에서 오는 어떤 계시에 집중하고자 당산나무가 있었고 우리는 그곳에 제를 올리며 머리카락 한 올 자르지 않았다. 상투는 하늘의 기운을 받는 안테나였다.
우주정거장에 내려받는 내비게이션의 시대 그 신호음에 따라 우리는 움직인다. 내비게이션 없으면 어디든 찾기 힘든 시대다. 그것은 뒤를 보아준다는 의미에서 일단 안전감을 느낀다.
어릴 때는 부모가 내 뒤를 보살피고 부모가 늙어 의지할 곳 없으면 그 뒤는 자식이 된다. 하루도 보살피지 않으면 아이나 노모나 위험한 건 매한가지다. 사업도 24시 애지중지하며 뒤를 보아주는 이는 역시 그 일을 창업한 대표뿐이겠다. 어디서 자금을 융통하든 사업의 운이 다하지 않도록 뒤를 보아야 한다.
뒤를 본다는 것은 그만큼 사랑이다. 사랑이 없으면 뒤가 없고 뒤가 없다는 말은 내 앞길도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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