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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사과 속, 방 한 칸 =김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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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9회 작성일 23-04-09 13:59

본문

풋사과 속, 방 한 칸

=김창균

 

 

    몸의 가장 안쪽에 숨겨놓은 까만 눈알 누군가 닿으면 미끄러지는 굴곡을 가진 너에게 눈을 맞춘다. 눈동자가 깃든 방 거기 깊숙한 곳에서 꺼내는 한숨 당신이 언젠가 내 입속에 넣어 준 말들이 일제히 밖으로 튀어나올 듯 침묵인 줄 알았던 것들이 커다란 아가리를 들락거리며 아우성이다

 

    사월, 문 밖에는 주인의 발에 헐거운 신발이 밤새 처마의 빗방울을 받아내는데 오래전 집을 떠나 유기된 개들은 어둠을 끌어다 자신의 몸에 문신을 새긴다

 

    저 깊은 곳 덜 여문 몸 속 깊이 들어앉은 눈물이 눈동자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소리가 절멸할 듯 위태로운 방

 

    닫힌 방 앞에서 방의 통점을 여기저기 짚으며 나는 나를 오래 기다린다.

 

   얼띤感想文

    눈을 마주한다는 것은 사랑이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마주 앉거나 비켜 앉거나 눈 마주하지 않고 대화하는 건 금물, 그것은 무엇을 숨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하나의 전주가 하나의 전주를 바라볼 때 그 눈을 살핀다.

    시인은 절대 사랑을 구걸하지도 않거니와 사랑을 찾아 나서지도 않는다. 오로지 글밖에 모르니 그것은 이미 굴곡진 마음을 펴기 위한 어떤 몸부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글에 대한 다양성은 선택의 폭을 넓히고 흩뿌린 시를 볼 때 위안과 안정이 뒤따르기도 해서 침묵은 절대 낯설지가 않다.

    사월, 문밖은 벌써 봄이 다 지나간 것 같다. 그러니까 하나를 끝내며 다시 하나를 위해 걷는 기분이다. 여름은 아직 오지 않았는데 저기 저 지저귀는 풀벌레에 빗방울처럼 받아 적시는 집 처마 끝 앉아 문신에 참배하고 동병상련同病相憐도 아닌 그렇다고 탁린청류濁鱗淸流도 아닌 널브러진 산해진미山海珍味에 거저 눈 호강이라니

    깊은 곳 가장 깊은 골짜기 들여다볼 수 없어 어림잡아 마을의 두레박 하나 드리우고 포진천물暴殄天物처럼 탈탈 떨어뜨린 물방울, 교칠지교膠漆之交가 따로 없다.

    봉모인각鳳毛麟角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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