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 =배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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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9회 작성일 23-04-11 21:40본문
바지
=배시은
바지를 펼쳐 놓는다
펼쳐 둘 것이 필요하다 바지여서 펼쳐 둔 것이 아니고
펼쳐 둘 것이 필요해서 바지를 펼쳐 둔다 바지가 아닌 것이 없어서 바지를 펼쳐 둔다
펼쳐 둘 것이 필요하다 무엇이든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많으면 많을수록
펼칠 수 없는 성질의 것이어도 펼칠 수가 있다 펼쳐 놓으면 나는 펼친 것과 같아지고
나는 그것들과 눕는다
나는 그것들과 눕는다 나는 바지가 아닌 것들과 잠든다
나는 잠에 들 때 비로소 우연의 일치에서 벗어난다
얼띤感想文
시제 ‘바지’에서 바지는 무엇을 의미할까, 첫째 아랫도리에 입는 옷 둘째 밑바닥이 납작한 배 즉 화물선 그 외 울타리나 기술자로 쓰기도 하는 단어다. 굳이 시제에서 닿는 1차 적 의미는 접어두고서라도 펼치거나 펼쳐 두거나 또 펼친 것과 눕는 행위는 시적 자아의 의도가 있어야 한다.
이 시를 읽으니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입술을 잃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으로 가까운 사이 한쪽이 망하면 다른 한쪽도 그 영향에 온전치 못함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서로 도우며 떨어질 수 없는 밀접(密接)한 관계(關係). 또는 서로 도움으로써 성립(成立)되는 관계(關係)를 비유(比喩ㆍ譬喩)한다.
여기서 순脣이라는 한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펼 진辰에 육달 월月의 합성문자다. 전에도 한 번 쓴 적 있었다. 펼 진辰의 파자는 기슭 엄厂(=广)과 옷 의衣다. 입술 순脣에 입술은 자신의 의견을 펼치는 곳이다. 그러므로 펼 진辰에 육달 월月이 들어가 있는 것이며 음가는 순으로 읽는다.
펼친다는 의미는 쓴다는 것 쓰는 행위는 어떤 경험적인 요소가 밑바탕이 되어야 이룰 수 있는 일이며 그 경험은 발라야 하며 바르기 위해서는 늘 성찰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나는 내 것이 아닌 바지를 입고 있으며 이는 바지가 아닌 것들과 겹쳐 잠든 모양으로 있지만 진정 잠에서 깨어난 현실은 필연 즉 목적한 바로 안전한 이동이다.
이제 이 바지는 일단 벗어두고 긴 잠자리에 들까 보다. 내일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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