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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경포=박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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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3회 작성일 23-04-16 22:37

본문

겨울 경포

=박완호

 

 

    백색의 군대가 들이닥쳤다. 잇단음표를 달고 고꾸라지는 파도의 단말마. 어둠과 빛의 경계를 한순간에 허물어가며 흩날리는 눈발 속 비릿하게 주저앉는 철조망들. 느닷없는 공습에 치명상을 입은 수식어들이 방어선 너머로 쫓겨나고 있었다. 공중은 갈 데 없는 발길들이 머물 만한 곳이 못 되었다. 흐트러진 오열을 손보기 전에 서둘러 빈자리를 메워가는 점령군들. 금방 뒤집히고 말 이념에 매달린 혁명가들이 극단에 서서 손바닥으로 귀를 틀어막았다. 어디가 뭍인지 바다인지 모를 곳에서 모래알 같은 사상들이 거품을 물고 지워지고 있었다. 홀로 반짝이는 것들은 경계를 넘나들며 스스로 꽃을 피워내고, 어느 쪽이든 끝자락에 버티고 선 것들만이 발화發花되지 않는 가지를 고집스럽게 흔들어댔다. 비틀거리는 공기 속, 떠나간 사람의 그림자가 앉아 있는 모래언덕을 쳐다보며 서 있는 사내가 젖은 정어리 등처럼 잠깐 반짝거린 것도 같았다.

 

   얼띤感想文

    백색의 군대에 필자는 대해일적大海一滴이겠다. 은 물 수변에 뿌리, 밑동 적의 합성한 문자다. 다시 또 적은 립과 경과 고의 파자로 이룬다. 서 있는 것들 그 아래 오랫동안 갇혀 있는 기관을 본다. 성공을 위해서는 뿌리까지 즉 전체가 움직여야 한다. 적재적소適材適所며 적을 이기려면 뿌리까지 움직여야 이길 수 있고 적, 중과부적衆寡不敵 물의 뿌리는 물방울이며 적, 가문을 잇는 여자 중 뿌리는 정실이라 적적후사속嫡後嗣續 금속으로 이룬 무기의 뿌리는 역시 화살촉이라 적대초명적大哨鳴鏑은 우는 살이다.

    파도의 단말마斷末魔 숨이 끊어질 때의 모진 고통이다. 뭐가 한 차례씩 지나갈 때마다, 그건 언어의 상징을 이룬 바다라는 세계에서 본 하나의 관점이겠다. 단말마는 시인께서 자주 사용하는 시어다. 시제 겨울 경포외에 꾸역꾸역에도 이 시어가 보인다. 한 시인의 특징이다.

    비릿하게 주저앉는 철조망들, 비릿하다는 형용사 바다 냄새와 같은 그러니까 언어적 세계관에 들지는 못하나 거기에 가까운 것들은 경계에 머물며 보는 상황적 묘사다. 느닷없는 공습에 치명상을 입은 수식어들이 방어선 너머로 쫓겨나고 있었다. 여기도 일의 첨삭과정添削過程을 본다.

    빈자리를 메워가는 점령군과 이념에 매달린 혁명가의 고군분투孤軍奮鬪 치열한 전투 끝에 닿는 거품은 역시 수포水泡였다. 몽환포영夢幻泡影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꿈과 허깨비, 거품과 그림자와 같다. 인생은 헛되고 덧없음의 비유다. 사실 글이란 것도 별 대수일까만, 잠시 스쳐 지나는 환각을 지우기 위한 수단이었음은 충분하다.

    홀로 반짝이는 것들은 경계를 넘나들며 스스로 꽃을 피워내고, 어느 쪽이든 끝자락에 버티고 선 것 들만이 발화되지 않는 가지를 고집스럽게 흔들어댔다. 근고지영根固枝榮이다. 뿌리가 튼튼해야 가지가 무성하다. 마음()이 사적이면 근본根本은 공동체의 저변이다. 은 나무 목에 한정할 간나무는 공동체를 대표하며 간은 핵심을 얘기한다. 은 사람에게 핵심적으로 닿는 음식이며 근즉 뿌리는 나무에게 핵심적이다. 마음에서 일은 핵심적이라면 안은 눈의 핵심적이다. 언덕의 핵심은 경계()며 핵심에서 조금씩 물러나는 일을 퇴(退=핵심 +갈 착)라 한다.

    바다의 핵심 그 한 지점 즉 에서 모래언덕을 누이며 잠시 쉬어간다. 정어리正語利 등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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