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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문어 =강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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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9회 작성일 23-04-22 20:47

본문

문어

=강빛나

 

 

    내 높은 지능이 연체동물 중 최고라고 했다

 

    머리만 좋을 뿐

    나는 천애고아다

    밤을 낮으로 낮을 밤으로 사는 습성인즉

    겨울 바다 밑바닥을 헤매며 바닥의 맛을 너무 일찍 알았다

 

    가끔 어른들은 집안을 봐야 그 사람을 안다고 했다 먹물을 뿌리고 싶었다

 

    매일 웃는 연습을 했다

    그들은 나를 바다의 현자라 불렀지만 바다에서 훨훨 떠도는 무념은 알지 못했다

 

    먹고 사는 일에는 몸 쓰는 것이 중요해서 발바닥이 아려왔다

    바위에 몸 비빌 형제 하나 없이 홀로 선다는 것

 

    뼈대 없는 가문이란 게

    마땅히 후광 받을 곳이 없다는 게

    이렇게 눈시울을 붉히는 일인 줄 몰랐다

    짧게 살더라도

    단 한 번 눈멀었던 내 사랑 지워지지 않도록

 

    文魚文語로 바뀔 수는 없을까

    그 질문의 답을 듣기 위해 나는 칠흑 같은 심연을 떠돈다

 

   얼띤感想文

    文魚文語, 여기에다가 시인의 마음을 잘 심어놓은 수작이다. 내 높은 지능이 연체동물 중 최고라고 했다. 이 문장에서 내 높은 지능이주어부다. 그러니까 나와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쪽은 연체동물 중 최고다. 어떤 굳은 마음, 결정적 권위자로 확고한 답은 기대할 수가 없다. 어쩌면 그 확고한 답을 얻기 위한 불리는 일을 주조鑄造라 한다면 이 순간만큼은 연체동물을 떠나 산 생물이다.

    머리만 좋을 뿐, 그러니까 이는 시 객체의 상황 묘사다. 나는 천애고아다. 시는 아득히 떨어진 바닥과 거기서 동떨어진 세계관을 그리지만, 시인의 심정을 잘 묘사한다. 밤을 낮으로 낮을 밤으로 사는 습성인즉, 이는 文魚文語의 세계관으로 시 객체의 인식은 죽음이고 인식 부재 그 순간은 낮과 같은 삶을 살기 때문이다. 겨울 바다 밑바닥을 헤매며 바닥의 맛을 너무 일찍 알았다. 우리가 바라보는 세계관은 겨울처럼 냉혹하고 그 밑바닥은 쓰고 고단하기만 하다. 그러나 문어는 그 겨울 같은 마음을 풀기에는 좋은 해결책이며 흰 바닥의 매력은 어디다 견주어보랴,

    가끔 어른들은 집안을 봐야 그 사람을 안다고 했다 먹물을 뿌리고 싶었다. 어른은 시 객체다. 죽음에 가까운 사람이다. 가내 풍경에 대해서 왈가왈부는 여전하고 문어를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기도 하다. 매일 웃는 연습을 했다. 시 인식 부재에 대한 허탈. 그들은 나를 바다의 현자라 불렀지만, 바다에서 훨훨 떠도는 무념은 알지 못했다. 바다는 문어의 세계다. 문어의 세계에 꽃이라 불리는 그 꽃을 다루는 현자, 그러나 광활한 바다에 떠도는 이 무상무념은 누가 알까,

    먹고 사는 일에는 몸 쓰는 것이 중요해서 발바닥이 아려왔다. 문어가 먹고 사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시 객체의 사고다. 물론 현실적인 바다의 문어나 언어의 바다로 불리는 시적 세계관도 마찬가지겠다. 시 객체를 불러들이는 행위 그 목표는 하나의 먹잇감이므로 그러고 보면, 오늘 제대로 먹고 먹히는 일이지만 양말은 벗어 던지고 발바닥만 닦는다.

    바위에 몸 비빌 형제 하나 없이 홀로 선다는 것, 처음 접한 대면은 연체동물이었지만 뼈대 하나 없이 읽다가 홀로 새우는 일까지 그 고단함 혹은 즐거움 양면성을 가진 존재 문어

    뼈대 없는 가문이란 게 마땅히 후광 받을 곳이 없다는 게 이렇게 눈시울을 붉히는 일인 줄 몰랐다. 어느 쪽 세계에 있든 매 한 가지다. 홀로서기며 주체적 사고만이 온전하며 완벽에 가까운 행위적 예술에 좀 더 가깝게 가는 것임을, 큰 욕심 없이 마음 하나 잘 다스리는 것으로 말이다.

    짧게 살더라도 단 한 번 눈멀었던 내 사랑 지워지지 않도록, 이 순간만큼은 문어가 오래도록 자리 잡힐 것 같고 문어가 또 하나의 문어로 바뀌는 순간이다. 심연의 바다 혹은 칠흑의 바다에서 옥돌 같은 문어 하나를 건져본다.

    이 건진 문어 하나를 또 심연 같은 인터넷 바다에다가 풀어 본다. 이 글을 누가 읽는다면 문어도 죽는 것이며 그 밑에 빌붙어 사는 기생도 죽는 것이지만 사실, 육체는 껍데기다. 혼 같은 이 실낱 한 올 잘 엮어 놓는다면 전통을 잇는 옷감은 되지 않을까 더 나가,

    이 시를 읽으니 목숨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목숨의 정의는 수. 선비 사와 하나 일, 일할 공, 하나 일, 입 구, 마디 촌으로 이루는 글자다. 선비는 명예를 상징하며 하나 일은 경계의 표상이다. 입 구는 먹거리를 대변하며 마디 촌은 조금 어떤 부족한 상황을 묘사한다. 초년은 먹는 것에 급급하기 바쁘고 이로 중년은 일하기 바쁘다. 중년은 일심이 일해야 하는 나이기도 하다. 인생의 그 끝은 선비적인 명예를 얻는 일 마지막을 어떻게 장식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단어다. 밑에서 위로 오르는 저 글자 수의 이미지는 우리의 목숨을 잘 대변한다. 그러니까 목숨은 진행형이다. 기도할 도는 신에게 발전을 비는 것으로 하나의 진행형을 숨겨놓고 물결 도는 파도波濤. 물의 흐름 그 진행 상황을 대변한다. 쇠 불릴 주는 쇠의 쓰임을 발전시켜 더욱 단단함을 목표로 한다.

    시 감상이 너무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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