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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노랑 =윤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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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8회 작성일 23-04-23 19:59

본문

노랑

=윤석정

 

 

    노랑을 이천 년에 처음 만났다 낯익은 거리에서 낯선 노랑과 인사했고 가벼운 악수를 했다 노랑은 훌훌 떠났다 어디서나 노랑은 노랑으로 리듬을 탔고 낙서 같은 가사를 썼다 노랑은 술을 마시면 금방 빨강이 됐다 반항인지 저항인지 노랑은 가사 같은 시를 썼다 검정 같은 어른을 좋아했다 노랑은 음치 같은데 박자를 잘 맞췄다 새 같다고나 할까, 짹짹거렸다 말하듯 노래했지만 말하듯 시를 뱉지 못했다 날개 없이도 두샛바람에 날아갈 듯한 노랑 날개의 저항을 모르는 올바람 같았다 노랑은 노랑으로 노래했고 노랑은 늙어도 늙지 않을 것 같았다 노랑은 계속 노랑일 것 같았다 이천 년 그 거리에서 훌훌 사라졌던 노랑 검정이 될지라도 두 팔을 마구 푸덕거렸을 노랑 휘파람 불던 노랑이 반항하고 저항하고 그냥, 저냥 사는 것 같았다 노랑을 찾아 떠돌던 노랑 이천 년대 너머로 검정 같은 어른이 되려고 직장에 다녔고 결혼을 했어도 가까스로 어느 꿈결이었을 노랑 새가 두 발로 공중을 걷듯 노랑은 가까스로 검정의 지상을 떠났다 노랑 같은 어른이 지상에 있어도 노랑이 빨강이 되어도 노랑이 검정이 되어도 지구는 지구로 우주는 우주로 노랑은 노랑으로 훌훌 되돌아갔다

 

    계간 시와 경계” 2021년 가을호

 

   얼띤感想文

    하나의 변천을 보여준다. 노랑은 사랑이다. 애착 있게 무엇을 한다는 것은 모두 노랑이다. 노랑을 만나 진지해질 때까지 노랑을 다루어 보았을까 우리는, 일이든 취미든 거기서 좀 더 나가 간행에 이르기까지 정말 간행刊行(검정의 지상)하였다면 대단한 결단력이다. 시를 썼든 수필을 썼든 사랑을 다룬 소설을 썼든 그것은 노랑이 진정 검정에 이르는 길이며 노랑 같은 세상을 올바르게 보기 위한 수단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기준과 가치를 판단하여 거기서 조금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다부진 결단이었을 것이다.

    새는 오로지 앞으로만 걷는다. 새가 뒤로 걷는 경우는 아예 없다. 그러므로 한자 진이라는 글자가 생겼다. 새 추에 쉬엄쉬엄 갈 착이 붙어 나아갈 진을 형성한다. 우리가 새처럼만 걸어도 날아갈 수 있다. 명필로 유명한 석봉은 자신의 글을 쓸 수 없어 애통한 일 있었다. 선조는 이를 아껴보며 이런 말을 했다. 권태로울 때는 구태여 쓰지 마라, 게을리도 말고 서둘지도 마라, 그렇다 무엇을 하든 꾸준히 하라.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 개문만복래開門萬福來라 했다. 땅을 쓰니 황금이 나오고 문을 여니 만복이 온다. 땅을 쓸 듯이 아껴 일하며 문을 열 듯 글을 읽으면 마음은 맑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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