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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시간 =서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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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7회 작성일 23-04-24 21:13

본문

모래의 시간

=서안나

 

 

    잠시 모래가 되겠습니다

 

    모래 의자에 앉아 모래 모자를 쓰고 모래 연필로 모래의 시를 쓰겠습니다

 

    이것은 몰락의 서두입니다 모래를 움켜쥐면 나만 남습니다 모래는 아름다운 배반입니다 무너지는 유령입니다 부서져 시작됩니다

 

    모래는 혼자 남는 노래입니다 부서진 문자로 가득합니다 모래를 만지면 따뜻합니다 누군가 다녀간 모양입니다 지워도 남습니다 지워도 남는 것은 운명이라 생각하십시오 한 생이 아픕니다

 

    여자가 무너져 모래가 되고 모래가 무너져 말할 수 없는 무엇이 됩니다 당신이 공터가 되는 이치입니다

    지워지는 상심은 아름답습니다 모래는 나를 붙잡는 손입니다 홀수에 가깝습니다 모래의 고요가 활활 타오르는 저녁입니다

    모래 의자에 앉아 모래 가면을 쓰고 모래 수첩에 모래의 시를 적습니다

 

    죽은 자들이 손을 내밉니다

 

    모래가 다시 시작됩니다

 

    계간, 시와 반시 2019년 겨울 호

 

   얼띤感想文

    언뜻 윤회輪迴가 떠오른다. 죽어서 무엇으로 환생하는가? 과연 환생은 있는가? 육체가 껍데기라면 혼은 정말 어디로 가 있는 것인가? 돌고 도는 물질의 세계에서, 지금 머물러 있는 이곳 가장 선한 곳인가 아니면 지옥 같은 곳인가? 돌이 모래가 되는 시간, 물이 없어 모래가 되는 시간 잠시 그 찰나에 앉아 모래를 들여다본다.

    우리는 모래 의자에 앉아 모래 모자를 쓰고 모래 연필로 선을 그으면서 몰락을 자초하였는지도 모르겠다. 당신이 머문 그곳은 늘 공터였다. 세워도 무너지는, 꽂아 넣어두어도 스르륵 힘없고 맥없이 무너지는 산 그래서 더욱 그리움에 북받치는 날 상심은 끝내 아름답다고 탄식하면서 모래 수첩에다가 이런 실수는 없을 거라 다짐하였는지도 모르겠다.

    아예 모래는 아름다운 배반이야 하고 시작하면 사실 마음은 덜 아프고 원래 부서져 내리는 산이야 하고 시작하면 결코 혼자는 아니겠다. 살피면 주위 부서져 내린 모래가 많고 모래는 또 할 말은 많은 세상이다. 그러므로 구석과 욕이 되어 간 미수에 그친 일들을 떠올리며 그래 그때는 그랬지, 나의 지독한 손이 문제였어하고 허탈한 모래만 만질 것이다.

    봄은 봄이 아니고 계절은 늘 잊고 살 듯이 우리는 또 내일의 가면 놀이에 집중하며 저녁만 활활 태울 것이다.

    모래, 모래 사.를 뜻하는 글자는 두 자나 있다. 물이 적어서 생기는 쪽이 하나고 다른 하나는 돌이 적어져서 생기는 쪽이다. 와 소의 차이는 작다적다. 적을 소는 삐침 별丿이 하나 더 붙었다. 어떤 진행 상황을 묘사한다. 물이 적다는 것은 비가 점점 준다는 뜻이다. 벼가 점점 익어 들어가는 그 짤막한 시간이 초며 가만히 생각하면 그 옛날 선조들의 애타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늘 먹는 것에 집중하며 초를 다퉜던 시절이었다. 그나마 한 해 농사 어렵게 지어놓으면 전쟁으로 불타버리거나 약탈을 견디지 못했다. 힘이 열등한 것에서 오는 열과 살피면 눈이 적어지는 데서 오는 성이 있다. 멈춤에서 조금씩 걷기 시작하는 걸음의 보가 있고 뚱뚱한 여자가 어느새 적어지면 묘하게 보였다. 뭔가가 있나 하며 의아하게 여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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