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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 =천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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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9회 작성일 23-04-24 22:08

본문

각성

=천서봉

 

 

    어느 순간 그릇이 손을 이탈하여 깨어지는 일, 그렇게 당신을 보내고 나는 비로소,

 

    오늘까지 보던 것을 이제 오늘로 끝내는 일, 부레 없는 물고기가 되어,

 

    돌아보면 외로움을 견디는 것이 나의 시작이자 끝이었다고, 그리하여 흙으로 돌아가고 싶던 그릇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그런 온순한 일 따위는 아니고

 

    가령 그것은 어둔 하늘을 반으로 가르는 번개의 일, 손목이라도 그어,

 

    불이 되고 싶은 아이들이 공터에 모여 비를 맞고 있다 어른들이 모두 사라지기를, 나는 여러 번 기도했었고 그런 내가 아직도 살아있다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은

 

    오늘, 나는 그렇게 당신을 보내고 어쨌든 비는 구름의 각성

 

*월간 시인동네”20193월호

 

   鵲巢感想文

    이 시에서 중요하게 와닿는 시어가 있다면 비와 각성이겠다. 비 우로 표현해도 좋을 듯하고 아닐 비나 슬플 비로 읽어도 무관하겠다. 마치 상대를 보고 있다. 이건 아니야 하듯, 오른쪽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시어다. 시가 좌측이라면 현실은 늘, 우가 되니까. 우를 생각하면 벗이며 만남이며 또라는 중복적인 의미와 근심이자 의심이며 짝이자 어리석음이 있는 곳 그러니까 산 생물이 기거하는 아직도 가능을 대변한다. 그러면 좌측은 죽음의 공간이자 별의 세계관을 갖는다.

    각성覺醒은 배우면서 실지 보는 것이며 거기서 눈이 번쩍 깨는 것을 말한다. 물론 한자의 파자로 설명한 것이다. 깰 성을 보면 술을 담는 그릇 유에 별 성의 합자다. 유는 옆에 물 수변을 더해 술 주로 더욱 명확히 한다. 유는 닭 유로 읽기도 하는데 십이지지(열번 째)의 하나로 닭을 상징한다. 모양이 술독처럼 생겨 술 담는 그릇으로 대신해서 여러 글자가 나온다. 짝 배, 삭힐 효, 추할 추, 독할 혹, 의원 의, 취할 취등이 있다. 모두 술과 관련하여 생긴 문자다.

    그릇의 모양을 따 만든 문자를 하나 더 든다면 명을 들 수 있겠다. 그릇에 가득 담은 어떤 내용물이 줄줄 흐르는 모양까지 아주 상세하게 표현한다. 여기에 삐침 별丿을 더하면 피 혈이다. 고대는 농경문화였다. 소는 농사에 필요한 물건이었다. 그러므로 물건 물에 소 우라는 부수가 들어간다. 그 소의 목을 뚫어 피를 받아 마시곤 했다. 요즘은 산 소의 피를 짜 마시지는 않는다. 선짓국은 소피가 소재로 다룬 대표적 우리의 음식이다. 그 피가 그릇에 뚝뚝 떨어지는 모양 피 혈이다.

    어쨌든 잠시 머문 구름 하나가 비를 뿌리며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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