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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니까 괜찮아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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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1회 작성일 23-05-06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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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니까 괜찮아

=이승희

 

 

    파꽃이 피었으므로 여름은 환상이다 여기저기서 온갖 부고들이 날아들었고 나는 소풍을 가듯 문상을 간다 개종한 나무들처럼 잘 차려입고 구름의 모양을 따라 해보는 것이다. 그만 죽어도 좋을 거 같다는 말은 굳이 안 해도 되는 것이니까 이 생의 모든 부고들이 어여뻐서 견디라고 말하지 않아도 되니까. 눈감아 주자 가르침 따위 주지 말자 다만 더는 멀어지지 말자고 쓰고 마침표까지 찍고 이해받지 못한 생이면 어때 괜찮아 여름이잖아라고 말해도 되니까. 그러니까 여름은 아무도 모르게 종점이다 종점이어서 늙은 플라타너스를 키우는 것이다 당신이 때로 아주 종점이나 될까 싶은 마음이 든다면 그건 잘살았다는 말 어디든 끝에 닿았으니까 아주 행복하다는 말 그러므로 또 그런 끝을 쥐고 있는 이를 만나면 말해주어야 한다 여름이니까 괜찮아. 갈 곳이 없다고 생각하면 아무 데도 가지 말라고. 이젠 없는 방향들을 따라갈 수 있으니 어떤 절망이 이리도 한가로울 수 있을까 싶다면 그건 이미 당신이 여름을 만났다는 말. 거기서 뭐 하냐고 누가 물어보면 아,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라고 말하면 되고 그렇게 잠시 시간이 흐르고, 그래서 좋으냐고 물어보면 이해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만큼 좋은 건 없어요라고 말할테니 그러니 이제 좀 반짝인들 어때 여름이잖아.

 

   격월간 시사사20189~10월호

   鵲巢感想文

    단련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단련鍛鍊 쇠를 가리는 작업으로 불에 달구어 두드려 더욱 단단하기 위함이다. 그만큼 많이 두들겨야 더욱 단단하다. 연습練習과 숙련熟練이라는 말도 있다. 익히는 것은 누에에서 실을 잘 가려내는 것으로 익숙하도록 되풀이한다는 암묵적인 뜻이 들어가 있다. 모두 가릴 간이라는 파자가 들어간다. 은 묶을 속에 여덟 팔의 합자다. 가리는 일은 묶음을 여러 개로 나누는 모양이다. 여덟은 여러 개를 상징한다. 묶을 속의 파자는 나무 목에 입 구. 나무는 공동체를 상징하며 입은 식량을 상징한다. 공동체는 하루하루 먹는 일에 신경을 안 쓸 수 없으니 속박束縛이며 구속拘束적인 삶이 아닐 수 없다.

    여름은 무엇에 몸담은 삶이다. 여름에 몸을 얹었다는 얘기는 열린 세상 속으로 단련이자 연습이며 그 끝은 숙련된 기술을 당기며 안는 것이다. 쇠도 많이 두들겨 맞아야 더욱 단단함을 갖추듯 사람도 마찬가지다. 여러 번 맞고 나면 정신이 번쩍 들고 때아닌 곳에서 요령을 발휘하게 한다. 거친 손은 더욱 부드러워질 것이고 굴곡이 심한 마음은 더욱 평탄해져 갈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단단한 쇠처럼 굳은 성질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파꽃처럼 무른 성질로 구름만 몰며 지내는 곳도 아니다. 상황을 잘 읽어야 한다. 그때는 그랬고 지금은 이렇다는 파도를 읽어야 한다. 그러니까 분간分揀이다. 어떤 대상이나 사물이 다른 것과 뚜렷이 다른 그 무엇을 찾아내는 힘이야말로 연옥煉獄 같은 이 세상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에서 방향성을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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