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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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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여름 =심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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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0회 작성일 23-05-08 21:32

본문

최소한의 여름

=심언주

 

 

    상추도 녹고, 고무장갑도 녹고, 당신과 내 손가락이 하마터면 엉겨붙을 뻔했습니다. 엉겨붙지 않는데도 하루가 멀다고 식구가 늘어가는 나뭇잎들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더위에서 더위를 빼면 무더위. 무더위로 계란을 굽고, 아스팔트를 태우고, 남은 햇빛을 냉동실에 넣어도 얼지 않아서 아프리카에 버렸습니다. 버린 햇빛을 웅덩이가 먹고, 일주일이 먹고, 아무도 죽지 않았는데 목이 멥니다. 목놓아 울 일은 없는 것 같아 매미를 방충방에서 쫓아버립니다. 더위 혼자 미끄럼을 탑니다. 더위 혼자 건널목을 건넙니다. 내 더위를 어떻게든 식혀보려 물컵이 탁자 위에서 진땀을 흘립니다. 가까이 오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당신. 나는 며칠째 똑같은 반찬을 먹으면서,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으면서 아무 일없이 잘 지냅니다.

 

   鵲巢感想文

    여름은 마음에서 열어 놓은 세계를 말한다. 상추는 상추上椎로 위에 놓인 쇠뭉치나 등골로 읽으면 나을 듯싶다. 고무장갑에서 고무적鼓舞的이다 할 때 고무, 장갑은 역시 손에 꽉 낀 듯 밀착한 상황을 묘사한다. 식구食口는 어떤 공동체를 묘사하며 그러니까 시적 주체와 객체 둘만 있어도 식구다. 더위에서 더위를 빼면 더위, 무더위로 구체球體를 품는 것은 역시 달걀에서, 아스팔트는 평평하고 까만 것에 여기에 점성까지 더하면 길은 참 멀고 험한 것 같아도 비포장도로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이나저나 검은 대륙의 고장 아프리카에서 벗어날 기미는 없다. 웅덩이는 수렁이다. 농병황지弄兵潢池. 다만 시끄럽다. 일주일은 칠하다에서 그 칠 일이고 그 칠 일간 주고 싶었는데 누구도 따먹지 않았다. 정말 목만 멘다. 마음을 상징하는 매미의 울음소리 맴맴만 엉기성기 방충망 안에 가두었다. 더위만 늘 혼자서 미끄럽게 탔다. 더위 혼자 마음의 교차로에서 깍지만 끼고 탁자 위 구체만 떠올린다. 역시 먼 당신, 알곡은 건질 수 없으니 반찬만 뒤적거린다. 책은 왜 이리 또 먼가! 아무 일 없이 지나는 하루만 쌓았다.

    주식형제천개유酒食兄弟千個有, 급난지붕일개무急難之朋一個無. 명심보감에 나오는 말이다. 술이나 밥 같이 먹을 형 아우 하며 지낼 사람은 천 명이나 되나, 급하고 어려울 때 친구는 하나도 없다. 가난이 일기 전에 진정한 친구 하나를 만든다면 단연 책밖에 없다. 마음은 늘 불안정하니 다듬고 다듬는다면 최소한 나아가는 길은 바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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