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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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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계급의 목적 =허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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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1회 작성일 23-05-15 22:08

본문

계급의 목적

=허 연

 

 

    옷을 입으면서 인간은 불행해졌다. 계급이 생긴 거다. 계급은 도시에 더 많다. 계급은 커피에도 삼겹살에도 있다. 계급에 따라 신호등이 켜지고, 엘리베이터도 계급에 멈춰 선다. 계급은 준엄하다. 계급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잘 닦인 구두에 짓밟힌다. 밟히면 계급에 더 빨리 취한다. 아이러니다.

 

    이곳에선 악마의 이름에도 계급이 매겨진다. 사람들은 계급을 얻기 위해 고향을 떠나 길 위에서 빵을 먹는다. 버스 노선을 외우고 밤마다 모텔들에 불이 훤하고 계급은 잠들지 않는다. 계급은 좋은 점이 하나 있다. 옷을 벗으면 잠시 사라진다.

 

   얼띤感想文

    시인이 말하는 계급은 지위나 관직 혹은 세습적 신분이 아니라 이해의 정도다. ()의 깊이다. 목적이란 이루려는 일이거나 그 방향을 말한다. 옷이란 가식적이며 의도적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불행해졌다. 의복에 따라 신분이 달리 보이고 일이 다르고 생활과 그 환경도 다르다. 계급은 사람이 많이 모여 사는 도시에 더 많다. 커피는 블랙을 상징하며 삼겹살은 육식을 좋아하는 사람, 그러니까 초식 혹은 초안이라곤 없는 것이다. 시에 대한 안면부지顔面不知. 문의 깊이 즉 계급이 낮을수록 신호등 건너 피안은 가깝고 승강기 또한 왕래는 잦으니 계급은 준엄하다 할 수 있겠다. 계급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 다시 말하면 문외한은 거저 구두에 짓밟히는 일, 취기에 더욱 분간이 안 가니 아이러니다.

    마이동풍馬耳東風이라는 말도 있듯 악마는 타기에 석연찮고 사람은 제각각 본향을 떠나 길 위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삼겹살을 굽는다. 곳곳 빵빵 터지는 소리에 다만 무아지경無我之境이다. 버스나 모텔이 무엇을 태우거나 담은 그릇을 상징한다면 노선이나 불은 깨어 있는 상황을 묘사한다. 여전히 계급은 잠들지 않고 목적 아닌 목적에 하루를 씻는다. 굳이 계급이 아니라도 쉽게 옷을 벗은 이 양반은 수도거성水到渠成을 이루니 오늘 잠은 어디 부딪히는 데 없이 잘 흘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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