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박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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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 김포신문 230519)
다시 봄/박서현
티벳에서처럼
차마고도에 이르기 위해 두 손 모아 땅에 낮게 절하고
생각과 몸과 말을 부처님께 바쳐서 다시 태어날 수만 있다면
나는 둔치,
이 꽃무더기 아래 납작 엎드려 순례의 길에 들겠다.
벚꽃잎 눈처럼 내려
마음이 그 겨울 한복판에 서니
모든 장면은 수묵화처럼 한 폭에 들어가고
지나가던 물오리
짧은 목으로 뒤를 돌아보는 이 순간,
이 순간이 멎겠다
한 줄기 햇살의 장난
다시 봄.
(시감상)
풍경은 잠시 스쳐가는 계절의 잔상이다. 하지만 풍경이 내게 남겨준 것은 다시 돌아올 것들에 대한 희망이라는 메시지다. 새봄에 싹을 틔우기 위한 스산한 겨울의 동안거를 순례의 길이라 표현한 시인의 마음가짐이 시다. 풍경 하나에서, 꽃 분분히 날리는 봄의 길목에서 봄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보는 시인의 삶은 환생을 기다리는 고독한 순례자의 모습일 수도 있겠다. 매년 되풀이되는 다시, 봄. 여름의 초입에서 벚꽃의 동안거가 시작하는 중이다. 본문의 말처럼 순간이 멎겠다. 그래서 찬란했던 봄을 기억해 본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박서현 프로필)
2018년 강원문학신인상(시) 등단, 원주문인협회, 강원문인협회 회원
댓글목록
鵲巢님의 댓글

형님 별고 없으시지요....또 주말인 듯합니다.
이것저것 한 것 없이 또 봄, 봄은 지났고
여름 느끼네요....올 봄은 자주 비를 보는 듯해서
그렇게 나쁘지는 않네요...
늘 건강하시구요....
金富會님의 댓글의 댓글

그러게...비가 잦네...
하시는 일 잘 되고, 건강하고, 언제 함 경산에 들러야 하는데..
부산에 갈 일도 있고...
작소님도...보고싶고..^^
올 해는 커피라도 한 잔 하세나..고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