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문학 =김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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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3회 작성일 23-05-21 22:06본문
⧞순수문학
=김 현
에게 자지? 사람의 다리가 생각나는 밤 먹다 남은 무를 보며 아, 슬픈 치맥이라는 말을 해보는 것이다 해본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지 항문섹스도 인권이냐 인권에 대하여 항문을 고려하는 밤 아, 슬픈 조국의 후장이라는 말을 또한 해보는 것이다 자지?
⧞자니? 중국에서는 소서 무렵의 15일을 3후로 나누었는데, 초후(初候)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고, 차후(次候)에는 귀뚜라미가 벽에서 살며, 말후(末候)에는 매가 새를 잡기 시작한다고 해. 한 밤에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가 여름의 덥고 흰 과일에 가깝다.
어느날 밤에 어디서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엄마 때문에 죽고 싶다는 동성애자를 먹으며 죽여버려 엄마를 아, 슬픈 고시원의 맛이라는 말을 삼켜보는 것이다 삼킨다고 달라지는 것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모든 아침에 죽어 있는 것을 주무르며 아, 나 슬픈 출근하는 자지라는 말을 해보는 것이다 서 있는 자여 나의 에게 슬픈 무얼 먹고 사나 나의 에게 어디에 써먹나 나의 에게 슬픈 해본다고 달라지는 것이 매미, 나의 슬픈 백과, 나의 슬픈 지금 넣을까? 빨래를 널고 덥고 흰 물을 버리고 벌어지는 사람의 다리를 오므리는 밤을 해보는 것이다⧞
⧞몸이 아니라 마음이 아니라 영혼 같은 것도 아니라, 정신과 언어. 그곳은, 그곳을, 더럽히고 싶다. 더럽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남자와 남자는 덥고 흰 무를 앞에 두고 죽은 사람의 얼굴을 앞두고 있다 구름은 달에 가려 달은 보이지 않는다. 귀뚜라미 서서 운다. 지금 걸어갈게.
鵲巢感想文
순수純粹는 조금도 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 것을 말한다. 순純은 실 사糸변에 싹 오름을 뜻하는 둔屯과 합쳐진 문자다. 둔屯은 옛 의미와는 다르게 진을 친다는 뜻을 지녔다. 누에고치에서 싹처럼 오르는 실을 두고 순純이라는 글자가 나온 모양이다. 수粹는 여든여덟 번 손이 간다는 벼농사(米)에서 최고 마지막(卒) 단계다. 하얀 쌀을 보면 불순물이 하나 없으니 순수 그 자체다.
문학에 순수성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카페도 한 집 건너 있듯이 시인의 세계도 한 사람 건너보면 모두 시인이다. 글을 쓴다는 사람이 주위 꽤 있다. 물론 시인이 많아서 문제가 될 게 없지만, 무엇을 쓴다는 것은 무엇을 읽지 않으면 조금도 써 내려가기가 힘이 든다. 글의 구성부터 내용까지 그건 그렇다고 치더라도 경험적 바탕의 글이라도 그것 또한 이미 일어난 일의 모방에 불과하다.
여기서 시인이 사용한 시어를 본다. 자지, 남성의 성기를 끄집어낸 것이지만 잠을 자느냐에 따른 죽음까지 담았다. 생식기生殖器 할 때 여기 식殖은 불린다 번성한다는 뜻이 있다. 죽을 사歹변에 곧을 직直이 합쳐진 글자다. 죽음에서 새로운 싹을 틔우는 종자 택이다. 감자를 땅에 묻으면 그 속 푹푹 썩어야 새로운 싹이 오름을 본다. 밤이 어둠을 상징한다면 치맥은 끊을 수 없는 부끄러움의 극치다. 항문은 배설의 중요한 기관이지만 배설을 통한 어떤 교감을 섹스로 치환한 것에 불과하며 후장은 항문의 또 다른 말인 거 같아도 뒤에 일어난 결과를 두고 하는 말이겠다.
엄마는 나를 일깨운 존재며 동성애자는 한 밥그릇에 놓인 무리를 상징한다. 산을 좋아하면 산악회며 커피를 좋아하면 동호회를 이룬다. 고시원에서 고시告示는 일반인에게 널리 알리는 것에서 매미는 마음을 상징하겠다. 이렇게 쓰고 있으면 여름이고 덥기까지 하다.
시는 전문가가 아닌 이상, 취미로 족하다. 공부고 수양이다. 한때 책을 내려고 애쓴 적 있다. 하는 일을 좀 더 잘하고 싶어 간행刊行이라는 모험을 했다. 물론 사업은 더 잘 되었지만, 지나고 나면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하루가 어둡기는 그때나 지금이나 매 한 가지다. 거저 순수純粹 머리를 도정搗精하는 마음처럼 깨끗이 비워낸다면 잠은 편하다. 사실, 죽으면(자지=잠) 끝이기에 무엇을 다 들어내 놓고 가는 것은 앞길이 편하다. 깨끗하기 때문이다. 바닥에 써 놓은 것이 깨끗한 것이 아니라 내 안에 든 혼을 소제掃除 즉, 다 비워냈기 때문에 깨끗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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