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황유원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공 =황유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1회 작성일 23-06-13 21:34

본문

=황유원

 

 

술 먹고 오후 두시에 일어나다 하루를 공치다 공도 안 찼는데 오늘을 공치다 공은 속이 공해서 공인가 나는 대갈통이 아주 공해서 이런 공한 시나 끄적인다 공친 하루에 대한 시 심심해서 시를 쓰던 펜도 한번 굴려보고 공은 울린 지 오랜데 나는 그냥 코너에 멍하니 앉아 있는 중이고 레퍼리의 시끄러운 경고를 묵살하고 관객들의 야유를 묵살하고 거기에 조금 신경이 거슬리던 나까지 묵살하자 마침내 텅 빈 경기장에 공하게 남겨진 기분 공한 소리 나쁠 것도 좋을 것도 없다 고요해진 공 마침내 공 나는 몸을 공처럼 말고 이리저리 굴려본다 내리막길을 만나 신나게 굴러보고도 싶었지만 가도 가도 내리막길은 없어 눈감고 내리막길이나 상상하며 머릿속에서나 굴러내려가보는 어느 공한 하루

 

   鵲巢感想文

    오후 두 시다. 술 먹고 난 후 아직 혼미한 상태다. 시는 늘 그런 상황에서 왔다. 현실도 꿈만 같고 종이 위 그려놓은 꿈도 사실 꿈이나 다름없는 세계, 마치 꿈속 한바탕 놀이처럼 공이며 허다. 레퍼리referee, 심판審判의 어떤 경고도 무시하고, 편파나 오심에 관심 두지 않는 오후다. 야유 먹을 만큼 비우지 못한 공이다. 그러니까 건더기 남은 하루에 대한 반성 역시 공하다. 좋을 것도 없고 나쁠 것도 없는 공, 텅 빈 경기장처럼 텅 빈 마음일 뿐 허공 아래 살아 숨 쉬며 머리만 긁적이는 두 시, 참 편안하다. 비록 하루 공친 일이지만 一場寵辱渾閒事일장총욕혼한사 한마당 출세와 치욕도 다 부질없는 일, 공한 삶에서 공한 하루, 생선을 튀길 것인가 찔 것인가 고민만 한다. 아니다. 회로 쳐 먹는 일까지 신선新鮮에서 신선神仙까지 공한 바닥에다가 너절하게 쳐 보는 비늘에서 아릿한 비린내까지 기어코 후장을 다 덜어낸 그 손 닦아보다가 비벼보다가 구린내 이르는 길에서 감각의 선두를 유지한다. 공한 하루에 대한 대가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661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66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 04-27
66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 09-07
65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 0 09-07
65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0 06-20
65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 0 06-18
65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 0 06-16
65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6-16
65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 0 06-13
열람중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 0 06-13
65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 0 06-09
65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0 06-07
65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0 06-05
64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 0 06-05
64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 0 06-03
64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 0 05-31
64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0 05-31
64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 0 05-29
64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 0 05-29
64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 0 05-27
64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0 05-24
64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 0 05-23
64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5-21
63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5-21
63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5-19
63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0 05-18
63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5-17
63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 0 05-16
63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 05-15
63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0 05-14
63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 0 05-12
63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5-12
63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 0 05-10
62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05-10
62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0 05-08
62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0 05-08
62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 0 05-06
62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0 05-01
62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4-29
62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 0 04-29
62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 04-26
62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0 04-26
62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4-24
61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 0 04-24
61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0 04-13
61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 0 04-13
61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 0 04-13
61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04-08
61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04-04
61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04-04
61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 0 04-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