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 =김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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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2회 작성일 23-06-13 22:09본문
참치
=김 언
참치집에 예약을 했다. 조용한 방을 부탁했다. 조용한 방에서 참치가 나왔다. 조용한 참치는 끝없이 나왔다. 우리들 입속으로 들어가서 더 조용해졌다. 꿀꺽 삼키는 소리도 조용해졌다. 참치는 조용히 나와서 조용히 사라졌다. 간만의 대화도 간만에 나와서 조용해졌다. 더 먹을 수 없는 참치가 조용히 쌓여갔다.
鵲巢感想文
참치參差, 참여할 참과 다를 차다. 다르다는 뜻을 가질 때 차로 읽고 매긴다는 뜻을 지닌 치의 음가도 가지는 글자 差. 참치부제參差不齊라는 말도 있다. 길고 짧고 들쭉날쭉하여 가지런하지 아니함을 말한다. 그러나 여기서 참치는 물고기 한 종류지만 참은 진실성眞實性을 대변한다면 치는 그에 대한 부끄러움恥이다. 대화는 늘 시비의 조율로 난도 한 참치 한 젓가락 집어 올리는 일 참치를 먹으며 더 먹을 수 없는 참치가 조용히 쌓여간다.
후안무치厚顔無恥 얼굴이 두껍고 부끄러움이 없다는 말, 불치하문不恥下問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이 여기지 않다, 태욕근치殆辱近恥 총애(寵愛)를 받는다고 욕된 일을 하면 머지않아 위태(危殆)함과 치욕(恥辱)이 온다는 말이다. 노자 도덕경에 총욕약경寵辱若驚이라는 말이 있다. 총애와 욕에 깜짝 놀란 듯이 하라는 말이다. 총애도 치욕도 모두 내 몸에는 해로운 것이다. 한술 뜰 수 있는 밥이면 족하고 마음 비울 수 있는 종이 한 장이면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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