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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일요일 =안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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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0회 작성일 23-06-17 22:32

본문

플라스틱 일요일

=안희연

 

 

    이 방 창문에선 나무들이 아주 가까이 보여 가끔 흔들리던 나무의 눈빛이 검게 변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땐 소스라치게 놀라곤 해

    종이로 만든 새를 날려 보낸다 기도는 새가 될 수 있다고 다짐하고 다짐하면서 문틈으로 스며드는 빛을 보며 제발 나를 찌르지 말아달라고 말한다

    맹수를 쏘고 꿈에서 깨어났어 아니, 번번이 죽은 짐승이라는 걸 확인하기 위해 쏘았지 무엇이 진짜인지 모르겠어 손에 들린 가위와 머리카락,

    안으로 잘 닫혀 있는 물고기들처럼 물에 가까운 얼굴을 위해 두 눈은 더 오래 흘러넘쳐야 하는지 모른다

    왜 아무것도 살아 움직이지 않는 거야? 파랗게 질린 입술로 올려다보는 저녁 날아가던 새떼가 멈춰 있는 잘 깨지지도 않는 하늘

    외투가 먼저 돌아와 있는 방에서 우리는 익숙하게 마주앉아 긴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에겐 따뜻한 잠이 필요했다 주저앉아 울 햇볕이라도 좋았다

 

   崇烏感想文

    그러고 보니, 내일 일요일이다. 플라스틱 같지는 않을 거 같다. 일상처럼 일상에서 존재감 그래 맞아 존재감은 나만 갖지 않을 뿐, 나 이외는 모두 갖는 공동체에 대한 의무를 지켜야 하는 책임감뿐이다. 말하자면 옷걸이다. 국가라는 큰 가로대에 이 한 몸 걸쳐놓은 어깨다. 그 어깨에 양말이든 셔츠든 바지든 내의든 말려야 할 것들 죽 천지다. 모르겠어, 맹수가 아니라 복수 거기서 좀 더 나간다면 완전히 죽여주는 길흉화복의 기수까지 내 머리카락 한 올 한 올 다 자를 수 있는 변수까지 장악한다면 그건 가히 압도적이다. 한 차원만 생각한다면, 필시 종이 한 장이다. 덮으면 어둠이고 열면 햇볕처럼 밝겠지만 그 밝음이 정말 밝을까? 소통에 대한 인식과 인식에 대한 통정, 통정에 대한 교감과 그 뒤처리까지 우리는 얼마나 잘 다루었던가! 외투가 왜 버젓이 바깥에 서서 손짓을 하는 건지? 다만, 소주 한 잔이라도 좋으니 마시고 가라는 저 의로운 마음에 동조하면서 곁에 딸린 똘마니까지 이해하는 잠시 잠깐의 마음은 그 사람의 인식에 격을 높인다. 그건 안줏거리가 아니다. 안주를 탐하는 길도 아니다. 안주에 기거하는 창칼을 다만 숨길뿐이다. 따뜻한 햇볕 아래 드립 커피 한 잔 마시며 멍이나 때리고 싶다. 내일은 진정 플라스틱이 아닌 참죽을 얇게 쓴 일요일이 될 것이다. 가장 먼저 어머니께 안부 전화 올리며 일요일의 기대치를 더 하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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