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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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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조이기/유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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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4회 작성일 23-08-0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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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음 조이기





  유수연




  잘 버티고 있다

  그거 하나쯤이야
  사는 데 문제없으므로

  나를 버리고 싶은 생각을 겨우 참아본다

  모든 사람을 지우고 싶은 날
  조용히 운동장을 도세요

  이런 생각은 그만 접어두자 말하며
  이런 생각은 그만 잊어버리자 생각하며

  운동장을 잊을 정도로 돌았다

  잊으려 할수록 또렷해지면 대개 그 생각이다
  그러면 주먹을 쥐었다

  누군가 울면 따라 울 힘을 남긴 채
  닿지도 않을 대답을 준비한다

  날씨가 좋네요 날씨가 좋아요 같이 걸을까요 날씨가 좋아요

  마주 오는 사람의 눈을 내가 먼저 보았다

  두어번 주저앉았지만 일어나 마저 운동장을 돌기로 했다


  - 시집 [기분은 노크하지 않는다]에서, 2023 -




* 잊어버리기 힘든 생각,
  버티기 어려운 생각이 있다.
  그럴 땐,
  걷자.
  운동장을,
  복도를,
  거리를,
  숲속을,
  마주 오는 사람의 눈을 바라보며.
  그 견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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