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이발소를 바라보고 있다/ 조세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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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4회 작성일 23-10-02 14:03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30929)
고양이는 이발소를 바라보고 있다/ 조세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사랑이야
미치지 않고
서로를 놓아버리는 방법이 있기는 할까
수만 갈래로 흩어지다 다시 덩어리가 되는
물의 내력을 짚어 낼 수는 있을까
우리는 늘 낯선 이름으로 불리고
서로가 서로를 더 낯설게 바라보고 있지
서성거리는 주변 같은
다시는 마주하지 못할
액자 속에 담긴 표정으로 말이야
(시감상)
추석이 지나고 가을이 왔다. 여름내 푸른 신록이 옷을 갈아입을 시간이다. 가을은 묘한 계절이다. 잊힌 이름이 불쑥 기억나거나 접어둔 책갈피 속에서 오래전 내 흔적을 발견하거나, 더 낯설어지거나, 낯선 이름을 부르거나, 그 모든 행위가 계절이 주는 서늘함 때문인지도 모른다. 시인의 말처럼 액자 속에 담긴 표정은 당신, 나, 우리 모두일지도 모른다. 산다는 것은 낯선 사람으로 만나 익숙한 사람으로 살다 다시 낯선 사람이 되어가는 일이다. 내가 내게서 낯선 사람이 된다는 것, 내가 내 주변을 서성거리는 일이다. 그렇게 서로 완벽한 타인이 되기전에 사랑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나를, 당신을, 그래서 가을이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조세핀 프로필)
광주대 대학원 문창과, 시와 사람 등단, 시집 『고양이를 꺼내 줘』,『새벽뉴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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