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강성남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냉장고/ 강성남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19회 작성일 23-12-07 13:11

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3/12/08)

 

장고/ 강성남

 

할머니, 들어가 계세요

오냐그때까지 썩지 않고 있으마

썩지 않을 만큼의 추위가 방치된 노인

온도조절 장치가 소용없다

집을 비울 때마다 플러그를 뽑으신다 

전화 받지 않는 아들에게 재다이얼을 누른다

속을 잘 닫지 않아 눈물이 샌다

텔레비전 켜놓고 주무시는 냉장고

들판 건너온 바람이 너른 집을 웅웅 돌린다

지난번 사다 드린 고등어가 악취를 풍긴다

코드 빼면 죽어요할머니

도청에서 나온 복지사가 락스로 속을 닦는다 

저물녘이면 문밖으로 귀 기울이는 냉장고

손자들이, 명절 때 모셔간 노인을 다시 보관한다

한번 닫아놓고 몇 달 동안 열어보지 않는다 

온도를 낮춰도 얼지 않는 마음 하나

바깥은 눈이 쌓여도 가슴엔 히터가 돈다

달빛이 드나들며

썩었나썩지 않았나 확인한다

 

* 2023.12.08. 김포신문 기고

 

(시감상)

 

냉장고와 할머니를 비유한 것이 눈길을 끈다. 시인의 시선은 매우 다양하다. 삶을 관조하는 자세는 사뭇 진지하다. 별다른 풍경을 보는 것도 아니다. 명절 때 모셔간 노인을 다시 보관하는 냉장고와 바깥은 꽁꽁 얼어도 가슴엔 히터가 도는 냉장고와 텔레비전 켜놓고 주무시는 냉장고. 저장할 것도 딱히 없지만 막상 없으면 살기 힘든 문명의 이기, 냉장고.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것은 저물녘 문밖으로 귀 기울이는 할머니의 모습이다. 가끔은, 아주 가끔은 유통기한 지난 것들은 버리고 손수 담근 김치 한 통이라도 갖다 두어야 한다. 아직은 할머니 가슴에 히터가 돌아가고 있으니, 그 히터가 내 상처를 보듬고 있으니, 우리가 따뜻하게 사는 것이다. (/ 김부회 시인, 평론가)

 

 

(강성남 프로필)

2009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 등단. 2018년 제26회 전태일문학상 수상

f8bec3da99e1c996084d1861cfc97dd1_1701922245_5.jpg
강성남 시인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4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56 1 07-07
416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 04-26
416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0 04-23
416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 04-18
416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1 04-17
415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 04-12
415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4-07
415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4-04
415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0 03-29
415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3-22
415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3-18
415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0 03-15
415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3-14
415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 0 03-08
415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3-03
414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 1 02-18
414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 0 02-16
414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0 02-11
414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1 02-04
414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 0 02-03
414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0 01-29
414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3 01-28
414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 0 01-26
414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3 0 01-25
414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1 01-22
413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 2 01-20
413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0 01-19
4137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1 01-14
413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 0 01-08
413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0 01-03
413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 0 12-24
413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 12-22
413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 0 12-21
열람중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0 0 12-07
413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0 12-03
412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0 11-30
412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0 11-23
412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1 1 11-18
412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 11-17
412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0 11-16
4124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 11-15
412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0 11-15
412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0 11-14
412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9 1 11-11
412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0 11-10
4119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 0 11-06
411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 11-03
411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 2 10-31
411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2 10-28
411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 0 10-2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