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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자살 사건/최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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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50회 작성일 23-12-22 17:12

본문

눈사람 자살 사건


최승호

그날 눈사람은 텅 빈 욕조에 누워 있었다. 뜨거운 물을 틀기 전에 그는 더 살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더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자살의 이유가 될 수는 없었으며 죽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사는 이유 또한 될 수 없었다. 죽어야 할 이유도 없었고 더 살아야 할 이유도 없었다.

아무런 이유 없이 텅 빈 욕조에 혼자 누워 있을 때 뜨거운 물과 찬물 중에서 어떤 물을 틀어야 하는 것일까. 눈사람은 그 결과는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뜨거운 물에는 빨리 녹고 찬물에는 좀 천천히 녹겠지만 녹아 사라진다는 점에서는 다를 게 없었다.

나는 따뜻한 물에 녹고 싶다. 오랫동안 너무 춥게만 살지 않았는가. 눈사람은 온수를 틀고 자신의 몸이 점점 녹아 물이 되는 것을 지켜보다 잠이 들었다. 욕조에서는 무럭무럭 김이 피어올랐다.

- 『눈사람 자살 사건』(달아실, 2019)


<시감상>

나는 행복의 파랑새를 찾기 위해 마법의 여행을 떠나는 남매처럼 삶이란 명사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 여태껏 살아왔다. 어쩌다 보니 아이가 어른이 되고 문득 어느 날 내가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낄 때 삶의 의미는 나에게 무용지물이었다. 누군가 나에게 당신은 왜 사냐고 묻는다면 그저 나에게 주어진 오늘을, 이 순간을 살아갈 뿐이라고 살아 낼 뿐이라고 말해 주고 싶다. 


<시인 프로필>


최승호(시인)
이름
최승호(崔承鎬)
출생
학력
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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